위기의 덕수고, 학생야구의 기본 되찾자!

김현희 입력 2022. 5. 23. 19:30 수정 2022. 5. 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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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실책 7개, 에이스 미등판까지.. 안팎으로 '근심걱정'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창단 이후 기본에 착실한 플레이를 펼치며 전국 무대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덕수고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3학년 전력이 다소 약하여 1, 2학년들의 '파이팅'이 요구된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감안한다 해도 '덕수고다운 야구'를 펼치고 있지 못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좋지 않아 보인다는 것을 넘어서 심각해 보이는 수준이다.

덕수고의 이상 조짐은 이미 주말리그에서부터 나타났다.

서울 자동차고와의 주말리그 일전에 나선 덕수고는 무엇에 홀린 듯 3회가 지난 시점에서 무려 5개의 수비 실책을 기록했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한때 리드를 허용하여 주말리그 최대 이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다행히 경기 막판 홈런포가 폭발하고, 수비진들도 안정을 찾아가며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 날 경기에서 덕수고는 경기 중반에 기록된 두 개의 실책을 포함하며 무려 7개의 수비 실책을 기록했다. 창단된 지 얼마 안 된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을, 기본이 탄탄하다고 알려진 덕수고에서 보게 된 것이다.

이날 자신의 덕수고 정윤진 감독의 인터뷰는 '승리의 기쁨'과는 거리가 멀었다.

'덕수다운 야구'라는 신념을 가진 정 감독은 "실책을 남발하여 승리한 다득점 경기보다 덕수답게 야구해서 1-0 승리하는 것이 더 좋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어쩌겠는가! 다 감독 탓이다. 감독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라며 선수들이 다시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펼치도록 다시 가르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동차고와의 주말리그를 본 이들이라면, 덕수고가 기록한 에러 숫자에 놀랐을 것이다. 경기 중반까지 덕수고는 7개의 에러를 기록했는데, 최근 10년을 살펴봐도 덕수고가 이 정도 실책을 기록한 경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김현희 기자


이러한 감독의 마음을 잘 알아차린 것일까? 덕수고는 서울 A조에서 충암고의 거센 추격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기 주말리그 조별리그에서 우승을 했기에, 자동적으로 황금사자기/청룡기 출전 팀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여기에 고교야구 최대어, 심준석(18)의 전국무대 본선 등판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덕수고 야구부에 기대를 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나온 장면이 문제였다. 강호 경남고를 맞이하여 에이스 신영우의 구위에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잡지 못했던 것은 둘째 치더라도, 신영우에 필적할 만한 에이스가 공 한 개도 던지지 못한 채 팀의 1회전 탈락을 지켜본 것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심준석의 등판을 기다렸던 스카우트 관계자들, 그리고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에이스 심준석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성적 면에서' 덕수고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는 변수가 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스카우트 팀은 입을 모아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니, 던지라고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선수는 무엇보다도 몸이 생명이다.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프로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던지는 것을 본 적이 없으니, 뭐라고 평가할 수 없다. 최근에는 되려 서울고 김서현이나 경남고 신영우가 더 나아 보인다."라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는 한편, "다른 팀 상황을 보자. 에이스를 보유한 팀들은 100% 컨디션이 아니어도 하다 못해 한 이닝이라도 마운드에 올라와 던진다. 그런데, 심준석은 이러 저러한 이유로 나오지 않고 있다. 못 나오는 것인지, 안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예전만 못한 관심에 대해 직접적인 표현을 하기도 했다.

야구 역사가 깊은 수도권에서 100년 이상 역사를 이어 온 학교는 많지 않다. 덕수고는 그러한 학교 중 하나다. 그래서 선수들 스스로 기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것이 하나의 전통으로 이어왔다. 우승이라는 것은 그러한 전통을 지켜 온 것에 대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여기에 김진영(전 한화)과 엄상백(KT) 등은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등판을 자청하여 고교 시절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평소 정윤진 감독이 보여 준 지도 철학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덕수고 야구부가 다시 기본을 다지고, 청룡기 선수권에 나서기를 기원해 본다. 아울러 타교 야구부도 '학생야구 선수의 본분'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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