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확산..제2의 팬데믹 되나

김소연 기자 2022. 5. 2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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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북미서 확산, 손 등 온몸에 수포성 발진 증상
호흡기·체액 등으로 전파.."치명률, 코로나의 30배"
사진=연합뉴스

희귀 전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됐던 원숭이두창이 유럽과 북미 등 세계 각지로 퍼지면서 코로나19에 이어 제2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이날 0시 기준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 15개국에서 발병됐다. 독일에서 처음 발견된 뒤 벨기에와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유럽 9개국에서 확인됐고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도 보고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자는 92명이며, 감염경로는 조사 중이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비슷한 계열의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천연두보다는 증상이 가벼운 편이다. 1950년대 아프리카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발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발열 1-3일 후부터 얼굴을 시작으로 온 몸에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일어난다. 증상은 2-4주 정도 지속된 뒤 대부분 몇 주 내에 회복되며, 치사율은 1-10% 수준이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사람이나 동물의 접촉에 따라 기도나 눈, 코, 입, 손상된 피부 등을 통해 침투한다. 아직 입증된 치료법은 없지만 기존 천연두 백신으로도 85% 정도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원숭이두창이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제2의 코로나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불분명한 감염경로와 코로나19에 비해 수십 배 높은 치명률이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 대학병원의 한 희귀질환 전문의는 "지금까지는 나이지리아나 콩고 등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최대 200명 정도의 확진자가 나온 수준이었다. 이렇게 유럽을 넘어 미국, 캐나다까지 확산돼 여러 국가에서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며 "아프리카에 방문한 적 없는 이들에게서 원숭이두창이 발견되자 감염병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원숭이두창 증상이 가볍다고 하는데 치명률은 3-6% 또는 지역마다 1-10% 정도"라며 "최근 코로나 치명률이 0.1%인 것과 비교하면 30배 이상인 셈"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원숭이두창의 낮은 전파력 때문에 확산이 되더라도 국소적 유행(에피데믹)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적지않다. 국내 유입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기도 했다.

지역 종합병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와 교류가 적기 때문에 직접 (원숭이두창이) 들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영국, 미국 등에서 유입되는 일부 사례는 있을 수 있다"며 "최근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파력은 코로나보다 낮다. 유행이 된다면 국소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2016년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등을 개발 완료해 현재 실시간 유전자검사(PCR)를 통한 감염 여부 진단이 가능하다고 23일 밝혔다. 또한 앞으로 감염 상황 변화에 따라 원숭이두창을 '관리대상 해외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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