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 "尹대통령, 취임식 초청 감사..못가서 죄송하다"(종합)

'盧 서거' 13주기 봉하마을 찾은 한총리, 권여사와 환담 내용 전해
盧정부 마지막 총리·尹정부 초대총리로서 통합 행보

추도식 참석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김해=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5.23 [공동취재] imag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3주기인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취임사에서 일성으로 통합과 협치를 강조한데 이은 후속 행보로도 읽힌다.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이기도 했다.

한 총리는 이날 추도식에 참석해 권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고, 분향과 헌화를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이 함께했다.

한 총리는 추도식 전 권양숙 여사와 환담 시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총리는 행사 직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권 여사가 건강하신지, 각별히 안부를 여쭈라고 말씀하셔서 이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 여사는 '윤 대통령께서 당선 후 전화도 주시고, 취임식에도 참석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고, 취임식에 못가서 죄송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권 여사가 '요즘 거의 바깥 출입을 안 하기 때문에 가서 축하해드릴 수가 없었다. 오늘 대표단도 보내주시고 해서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분향하는 한덕수 총리 (김해=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이진복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참석,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 2022.5.23 [공동취재] image@yna.co.kr

한 총리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해 권 여사에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노 전 대통령이 안 계셨으면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은 지지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익과 미래를 위해 한미 FTA를 관철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지지를 잃어가면서, 외롭게 돼가면서도 국가 미래를 위해서 하셨다는 것을 윤 대통령도 평소에 굉장히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조정실장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총리를 지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주미 대사로 가게 된 2009년에도, 올해 국회에서 국무총리 인준안이 통과한 다음 날인 지난 21일에도 권 여사와 통화해 관련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한 총리는 주미 대사로 간 지 약 3개월 만인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주미 한국 대사관에 분향소를 차리고 조문객을 받았다.

한 총리는 추도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잘 되려면 갈등, 분열 등이 대화와 타협, 통합과 상생으로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일생을 행동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대화하고 타협해서 국민을 위한 해결책을 만드는 게 성숙한 민주주의라는 기록을 남기고 정부를 마쳤다"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성숙한 민주주의가 됐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권 여사도 이런 국정이나 이런 것들이 잘 돼서 나라도 더 발전하고 국민들도 좀 더 행복하고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협치와 관련해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공약 같은 것도 (공통적인 것이) 있으면 공통으로 발의도 하고 입법도 하고 집행도 하고, 그래서 서로의 기여도 인정해주는 게 쌓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정이라는 게 결국 일종의 시간의 축적이다. 서로 불신 같은 것도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좀 더 협력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구나 하는 그런 기록이 좀 쌓여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hye1@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