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일본 작가가 쓴 '식민지 조선' 소설집

박영서 2022. 5. 2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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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경성(서울) 태생의 일본인 작가 가지야마 도시유키(梶山季之, 1930~1975)가 '식민지 조선'을 소재로 삼아 쓴 9편의 중단편 소설을 모은 책이다.

한국에선 처음으로 정식 소개된 그의 작품집이다.

그 밖에도 '경성·1936년', '경성이여, 안녕', '무궁화꽃 피는 계절', '미군 진주', '성욕이 있는 풍경' 등의 작품이 담겨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식민지 시절 조선 민중이 겪었던 고통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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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이여, 안녕 가지야마 도시유키 지음 / 김영식 옮김 / 리가서재 펴냄

1930년 경성(서울) 태생의 일본인 작가 가지야마 도시유키(梶山季之, 1930~1975)가 '식민지 조선'을 소재로 삼아 쓴 9편의 중단편 소설을 모은 책이다. 한국에선 처음으로 정식 소개된 그의 작품집이다. 저자는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인물이다. 하지만 일본 문학이나 한국사 전공자들, 독립운동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꽤 중요한 문학가다. 이번에 그의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그의 작품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족보'(族譜)는 일제의 창씨개명이 어떻게 유서 깊은 조선의 대지주 가문을 몰락시켰는지를 보여준다. '이조잔영'(李朝殘影)은 3.1운동 당시의 제암리 학살사건을 일본인 주인공의 시점에서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밖에도 '경성·1936년', '경성이여, 안녕', '무궁화꽃 피는 계절', '미군 진주', '성욕이 있는 풍경' 등의 작품이 담겨있다. 특히 '이조잔영'은 신상옥 감독이 1967년에, '족보'는 임권택 감독이 1978년 영화로 각각 만들었다. 저자는 어릴 때 몰랐던 사실을 재일교포를 통해 듣게 돼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는 뜻도 곁들여 '족보'와 '이조잔영'을 썼다고 한다.

그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식민지 시절 조선 민중이 겪었던 고통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조선 문화와 전통에 대한 저자의 존경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이 소설집은 당시 경성에 거주하던 일본인 사회나 경성 거리의 모습 등을 엿볼 수 있어 사료적 가치로도 귀중하다. 실제로 당시 경성에서 살았던 작가의 체험이 녹아 있어 더욱 생생함을 더한다.

저자는 경성에서 태어나 15살까지 그 곳에서 자랐다. 부친은 경성부 토목과 기수(技手)로 근무했다. 가족들은 성동구 신당동 집에서 1945년 귀국 때까지 살았다. 저자는 남대문 소학교, 경성중학을 다니다가 해방 후 일본으로 건너갔다. 히로시마고등사범학교(히로시마대학) 국어과에 입학해 동인지 활동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원폭', '조선'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된다. 그는 한일 문화 교류에 힘을 쏟았다. 1975년 5월 작품 취재차 홍콩을 여행하던 중 45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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