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바이든 효과' 反기업 정서 녹이다

박정일 2022. 5. 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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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도 없이 재벌 오너가 저렇게 영어를 잘하니 놀랍네."

지난 22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영어로 말하는 것을 TV 생중계로 시청한 A씨는 부러운 눈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그동안의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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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등 총수들 민간 경제외교
정의선 통역없이 바이든과 독대
韓기업 투자 美선거에도 영향력
부정적 기업이미지 개선 큰 역할
대한상의 '신기업가 정신' 선포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첫 공식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통역도 없이 재벌 오너가 저렇게 영어를 잘하니 놀랍네."

지난 22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영어로 말하는 것을 TV 생중계로 시청한 A씨는 부러운 눈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이후 재계 총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빅 이슈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서 시작해 정의선 회장으로 마무리 한 바이든 대통령의 46시간 동안 재계 총수들은 민간 경제 외교관으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정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무려 50분이나 독대했고, 이는 역대 미국 대통령의 방한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재계는 평가했다. 당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현대차그룹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적잖은 긍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을 오는 11월 있을 중간 선거에까지 활용했다. 미국에서 정권 중반기 치러지는 상·하원선거(중간선거)는 '정권 중간고사' 성격이 있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의 격전지로 예상되는 곳은 조지아주인데,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이라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불리한 지역이다.

현대차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이 지역에 55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도 바로 이 곳에 있다.

마찬가지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삼성 평택 공장을 찾았을 때에도 삼성의 미국 협력사로 미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KLA 소속의 한 직원을 만나 "투표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국내 기업의 투자와 협력이 미국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글로벌 위상을 보여준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그동안의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기업에게는 경제성장의 주축이 될 기회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24일에는 최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를 포함해 70개 기업과 4개 경제단체가 참여하는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이 열리는 만큼, 기업들은 단순한 선언이 아닌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약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기업들은 5대 실천명제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외부 이해관계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 조직 구성원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 친환경 경영 실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쌓인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정경유착', '비리', '갑질', '형제의 난'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내고,신기업가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재계 모두 지금부터 '환골탈태' 수준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기업가 정신이 월급을 적게 주고 협력사를 착취해 혁신 수단으로 활용했다면, 신 기업가 정신은 사람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는 것"이라며 "이제는 사람 중심의 기업가 정신으로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업정서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기업의 불법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며 "특히 기업인을 범죄자로 만드는 과도한 상속·증여세제 등 비현실적인 법과 규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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