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멘토' 현철해 장례식..임종지킨 김정은, 관까지 멨다

김명성 기자 2022. 5. 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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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5명과 함께 붉은 끈을 목과 어깨에 감은 채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의 시신이 든 관을 옮기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19일 사망한 현철해의 임종을 지켰고, 이튿날 빈소에서 울먹였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현철해는 김정은의 후계자 시절 ‘군사 스승’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 스승’인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의 영결식에서 관을 직접 옮기고, 장지에서도 유족들보다 먼저 관 위에 흙을 뿌리는 등 극진한 예를 표했다. 최고존엄으로 불리는 북한의 수령이 직계 혈통도 아닌 인사의 관을 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23일 현철해의 발인식이 전날 오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영결식이 신미리애국열사릉에서 열렸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김정은은 침통한 표정으로 5명의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함께 붉은 끈을 목과 어깨에 감은 채 맨 앞줄에서 현철해의 관을 옮겼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 부친 김정일 사망 당시 ‘운구 7인방’과 함께 운구차를 따라 걸었을 뿐 직접 관을 옮기진 않았다.

박정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영결식 애도사에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비통한 그날에도 (현철해) 동지의 침상 곁에서 잡으신 손을 놓지 못하시고 운명의 마지막 시각을 지켜주셨다”고 했다. 김정일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김정은이 현철해의 임종은 지켰다는 얘기다. 김정은은 지난 20일 현철해 빈소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울먹이기도 했다.

이처럼 김정은의 극진한 예우는 김정은 일가와 현철해의 남다른 인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철해는 북한 항일 빨치산 2세로 6·25 전쟁 당시 김일성 호위부대에서 근무했다. 김정일 집권기에는 북한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등 요직을 맡아 김정일을 ‘그림자 수행’했고, 김정은의 후계자 시절엔 ‘군사 과외교사’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됐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미뤄진 배경에 현철해 사망이란 변수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위원은 “북한이 ICBM 도발 준비를 하는 정황이 포착돼 한미 당국이 주시했는데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은 현철해의 장례식 등 정치적 일정 때문에 일부러 시기를 늦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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