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사고 14번 보험금 1억5천..보험사기 아냐?

김우성 입력 2022. 5. 23. 17:43 수정 2022. 5. 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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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7:20~17:30)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2년 5월 23일 (월요일)

■ 대담 : 김한울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년 간 사고 14번 보험금 1억5천...보험사기 아냐?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모든 보험제도는 사고 발생 통계로 사고 확률을 계산하고 납부할 보험료와 지급할 보험금을 정합니다. 가짜 사고도, 부당한 보험금 거부도 모두 있어서는 안되겠죠.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보험 사기'입니다. 법무법인 법승의 김한울 변호사와 함께 알아봅니다.

◆ 김한울 변호사(이하 김한울)> 네 안녕하세요. 김한울 변호사입니다.

◇ 이승우> 변호사님 오늘 보험 사건, 어떤 것을 가져오셨습니까?

◆ 김한울> 오늘 소개해 드릴 사건은 제가 속한 법무법인에서 진행했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20대 초반 청년이었는데요. 사건을 살펴보면 이분이 자동차 운전을 시작하고 2년 정도 되는 기간에 14번이나 다른 자동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습니다.

◇ 이승우> 상당히 많은 숫자인데요.

◆ 김한울> 14건 사고가 모두 상대 차량이 피고인 차량 앞으로 끼어들다가 일어난 사고였는데요. 모두 사고의 유형이 같았고 사고 장소도 비슷했습니다. 또 대부분 사고가 입은 친구들까지 같이 차에 타고 있던 상황에서 발생해서 보험금도 상당히 불어났습니다. 보험회사가 이 분 때문에 지출한 보험금이 무려 1억 5천만 원 정도가 돼버리고 맙니다.

◇ 이승우> 굉장히 의심받을 만한 정황은 다 갖추고 있는 것 같은데요. 2년에 14번, 모두 비슷한 사고 유형. 이러면 보험 사기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 김한울> 결국 몇몇 보험회사가 보험사기 혐의로 고소를 합니다. 피고인은 '다만 내가 운전이 미숙하고, 부주의했던 것이지 고의로 사고를 낸 건 아니다' 하면서 매우 억울한 마음을 토로합니다. 사고 발생 당시 차에 같이 탄 친구 한 사람이 내가 사실은 피고인과 보험사기를 공모하고 사고를 낸 게 맞다. 이렇게 경찰 수사관 앞에서 진술을 합니다. 또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다른 여러 증거도 제출돼서 피고인은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처합니다.

◇ 이승우> 제가 듣기에는 난처한 상황이라는 표현보다는, 솔직하게 자백이 이루어진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법원은 이 사건을 어떻게 봤습니까?

◆ 김한울> 네. 변호인은 우선 아무리 세심한 운전자라도 도저히 회피할 수 없는 사고였다고 볼 만한 여러 정황을 각각의 사고별로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고는 상대방 차량이 피고인 차량 뒤에서 주행하다가 갑자기 과속하면서 차선 변경을 하는 그런 과정에서 발생했는데요. 이런 정황들을 하나하나 설명했고,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입니다.

◇ 이승우> 그러면 이 과정상에서 발생된 것이 전혀 조작되거나 이런 부분들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 14건의 사고가 다 확인이 된 것인가요?

◆ 김한울> 네 그렇습니다. 모든 사고를 분석하고 내린 결론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사건에서 교통사고는 모두 우선권을 가지고 주행하던 피고인이 급하게 끼어드는 상대 차량과 충돌한 사고였습니다. 실제 많은 운전자분들이 이런 상황에선 무리하게 피하다가 다른 사고 내고 내가 가해자가 되느니, 차라리 부딪혀서 피해자 되는 게 낫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기도 한데요. 변호인은 피고인도 같은 생각을 했을 수 있는데, 어떻게 보험금을 타내려고 일부러 사고를 냈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 하는 주장을 합니다.

◇ 이승우> 그래서 그 내용을 법원이 전부 다 다 수용을 해서, 14건에 대해서 전부 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했다는 것이군요.

◆ 김한울> 네 그렇습니다.

◇ 이승우> 그러나 친구 진술은 그렇지가 않았고, 이 친구 진술이 사건의 포인트였을 것 같은데요.

◆ 김한울> 법원은 보험사기를 공모한 적이 있다고 한 친구 진술의 신빙성도 결국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 친구 분이 공모한 적이 있다고 자백하고 사실은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이라고 하는 선처를 받았는데요. 친구 진술을 자세히 살펴보면 진술에 모순된 부분도 상당히 많았고.

◇ 이승우> 어떤 부분이 좀 모순됐던가요?

◆ 김한울> 구체적으로 공모한 정황이나 상황. 그리고 공모를 하기로 한 구체적인 내용 등에 있어서 상당히 모순된 진술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군인 신분이라 군인 신분에서 조사를 받다 보니까 허위 자백을 하고 빨리 선처를 받고 싶어 하는 그럴 만한 동기도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 이승우> 법원에서는 무죄 선고할 때 어떠한 이유를 들어서 무죄로 선고했습니까.

◆ 김한울> 결국은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는데요. 정리를 하자면 결국 법원은 '제출된 증거가 결코 이 사건에서 상식 수준의 판단을 넘어서지 못한다.'

◇ 이승우> 좀 어려운데요. '상식 수준의 판단을 넘어가지 못한다.' 어떤 의미입니까.

◆ 김한울> 그러니까 짧은 기간에 사고가 많이 났고, 마땅한 직업도 없는 운전자가 보험금도 이렇게나 많이 받아갔으니까. 이거 의도적으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 타간 것 아니냐.

◇ 이승우> 합리적 의심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김한울> 상식선에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 정도의 단순한 의심만으로는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다는 합당한 판단을 한 것입니다.

◇ 이승우> 그러면 짧은 기간에 사고가 많이 났고 마땅한 직업도 없는 운전자로서 보험금을 1억 4천여만 원 타갔지만, 의도적인 사고는 전혀 아니었다는 형태로 법원의 판단이 이루어진 건가요?

◆ 김한울> 그렇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사실 형사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는 판단을 한 것인데요. 의심은 할 수 있지만, 법관이 이 사람이 유죄라고 하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그러한 엄격한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판단이 이 판결의 주요한 요지입니다.

◇ 이승우> 검사는 항소를 했겠네요.

◆ 김한울> 네 항소심이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에요.

◇ 이승우> 그럼 보험사기와 관련된 법률 어떤 것들이 있는지 좀 짚어주시죠.

◆ 김한울>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라고 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이 법 제8조는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보험사기 행위는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해서 보험자를 기망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보험사기 행위는 다수의 선량한 보험 계약자에게 보험료가 인상되도록 하는 아주 큰 폐해가 있는 행위입니다.

◇ 이승우> 그렇습니다.

◆ 김한울> 그러다 보니까 2016년에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보험사기 행위를 형법과 별도의 근거로 처벌하고, 그 밖에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같은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이 제정된 것입니다.

◇ 이승우> 그러면 여기서 오늘 사건에 담긴 법 이야기를 한 줄로 정리해 드리고 실제 법적 대응과 자문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험사기라는 것은 사고의 발생, 사고의 원인, 사고의 내용을 거짓으로 만들어서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는데요. 벌금이 일반 사기보다 훨씬 높습니다. 벌금 이상 판결을 받게 되면 벌금만 내고 끝. 이렇게 보시면 안 되고요. 부정 지급된 보험금을 이자까지 다 쳐서 전액 환수 당하게 됩니다. 형사 재판 받고 나면 다 끝났다고 생각하시는 그런 분들이 계신데,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고 민사 배상 책임이 그대로 다 살아있습니다. 보험회사는 보험금 지급에 관련돼서 이해관계가 있는 자의 어떤 행위. 그러니까 보험 사고와 관련된 행위가 보험 사기 행위로 의심할 만한 어떤 합당한 근거가 있다고 하게 되면 금융위원회 산하의 금융감독원에 보고할 수 있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금감원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를 하고요. 수사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통 이제 우리가 심평원이라고 하죠. 그래서 입원 적정성 또는 치료 적정성을 심사해서 결과를 수사기관에 통보해 주고 있습니다. 내용만 들어보셔도 쉽게 무혐의, 무죄. 이렇게 받을 수 있는 보험사기의 구조가 아니다라는 느낌을 가지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 보험 사기가 의심됐던 사건 무죄 받은 사안 다뤄봤습니다. 이런 보험사기 사건에 대한 어떤 공격을 당하는 사안. 직접 맞닥뜨린다면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 같거든요. 변호사님 그 법적 조력이 어떻게 꼭 필요할 것 같습니까?

◆ 김한울> 당연히 꼭 필요한 사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검찰과 경찰은 증거가 충분히 갖추어졌다고 판단했는지, 피고인을 조사하면서 '혐의도 명백하고 한데, 자백하고 선처받는 게 좋지 않겠냐' 하는 이런 회유를 수없이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형사처벌은 한 사람을 전과자로 만드는 매우 강력한 공권력 작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은 단순한 상식이나 통념 수준의 편견만으로는 사람을 처벌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무죄를 선고받지 못했다면, 상당한 기간을 수감된 채 지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정말 억울한 상황이시라면 강한 의심을 내가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급하게 마음에도 없는 자백을 하기보다는 끝까지 자신의 무고함을 밝혀내고자 맞서는 그런 용기가 필요하겠습니다.

◇ 이승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한울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한울>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YTN 김우성 (wskim@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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