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를 지켜라"..과학계 '온난화 버티기' 연구 [Science]

이새봄 2022. 5. 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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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 수온 높아지면 백화현상
많은 해양생물 안식처 사라져
美 "복원 위해 적극 개입할 때"
고온서 견디는 온도치료 고안

'피할 수 없으면 버텨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이로 인한 생물 다양성 위기가 심화되며 과학계에서는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에서 '버티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꿀벌 등 곤충이 사라지면 인류 생존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듯 작물 등을 포함한 식물과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 역시 인류를 포함해 지구상 많은 생명체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미국 마이애미대 해양·대기과학 연구진은 지난 3월 바닷속 산호의 백화 현상을 막기 위해 산호가 고온에 견딜 수 있도록 '온도 치료'를 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바닷속에서 화려한 색을 뽐내는 산호초는 바닷물 온도가 평균보다 높아지는 등 온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하얗게 된다. 산호의 세포조직 안에 사는 황록공생조류가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산호는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번식할 수 있는 터전이자 포식자를 피해 숨는 안식처로 해양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산호의 백화는 해양생물 서식지가 사라진다는 뜻과 같다.

연구진은 산호 조각을 수집하고 이들이 있는 수조 온도를 28도로 유지하되 하루 두 번만 31도로 높였다. 실제로 이렇게 열처리를 받은 산호는 자연환경에서 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조직 손상 등을 비롯해 내구성이 더 강해졌다. 연구 책임자인 이언 이넉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박사는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귀중한 산호초가 존속할 수 있도록 적극 개입해 복원해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며 "산호가 미래에 직면할 조건을 견딜 수 있게 관련 치료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는 감자 유전자를 생육 시기별로 분석해 고온에서 감자 수확량이 줄어드는 원리를 규명했다. 우리가 먹는 감자는 양분을 저장해 크고 뚱뚱해진 땅속 줄기의 끝부분, 즉 '괴경'이다. 하지만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고온에서는 감자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괴경 형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자는 온도가 높아지면 스스로 괴경 형성 유도 유전자(StSP6A)를 억제하는데, 생육 초기에는 StSP6A 유전자의 리보핵산(RNA)을 조절하는 반면 후기에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을 조절했다. 이 때문에 생육 초기에는 고온에서도 StSP6A 유전자 발현을 높이면 수확량을 회복할 수 있지만 후기에는 이 유전자 발현을 높이더라도 수확량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연구책임자인 이효준 생명연 박사는 "감자 수확량 감소 원리를 활용하면 향후 고온 환경에서도 수확량이 높은 감자 품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온난화로 우리나라가 2050년 아열대 기후권에 진입할 것을 대비해 더워진 날씨에도 온대 작물이 버텨낼 수 있도록 품종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 농진청 예측에 따르면 2070년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 재배가 가능하고 2090년에는 고품질 사과를 수확할 수 있는 재배 적지가 '아예 없음'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존에 작물 수확량을 증가시키고자 품종 개량에 주력해왔던 농진청은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 생산성·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실제 아리수 사과, 슈퍼골드 배, 흑보석 포도 등이 이미 기후변화에 잘 버틸 수 있게 개량한 품종이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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