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챔피언십 마지막홀 더블보기, 1타차 우승 날린 페레이라의 역대급 참사

김경호 선임기자 2022. 5. 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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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미토 페레이라(왼쪽)가 23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 힐스CC에서 열린 제104회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고 1타차 공동 3위로 마치며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있다. 털사|AFP연합뉴스


미토 페레이라(27·칠레)는 23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 힐스CC(파70)에서 열린 제104회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마지막 18번홀(파4)을 남기고 1타차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3라운드까지 합계 9언더파를 쳐 공동 2위 윌 잴러토리스(미국), 매트 피츠패트릭(잉글랜드)에 3타차로 앞선 그는 비록 이날 17번홀까지 버디 2개, 보기 5개로 3타를 잃었지만 여전히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마지막 홀만 파 세이브로 넘긴다면 PGA 챔피언십에 생애 처음 출전한 세계 100위 선수가 우승하는 기적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홀 티샷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힘차게 날린 드라이버샷이 오른쪽으로 조금 밀리면서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크릭)에 공이 빠지고 말았다. “공이 물에 빠지리라곤 생각지 못했다”는 페레이라는 1벌타를 받고 드롭후 친 세번째샷을 그린 왼쪽 러프에 떨궜고, 4번째샷은 반대편 그린 끝에 멈췄다. 여기서 보기를 노린 5m 남짓한 퍼트가 홀에 못미치면서 결국 2타를 잃은 그는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 공동 3위가 돼 1타 차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7타차 역전 우승을 일군 저스틴 토머스(미국)에겐 기적같은 날이었고, 무명신화를 눈앞에 두었던 페레이라에게는 잔인한 하루였다. 페레이라가 칠레 골프 역사상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이 되길 기대하며 18번홀에서 기다리던 호아킨 니먼(칠레)은 페레이라의 좌절에 고개를 깊이 숙이며 안타까워 했다.

페레이라는 경기후 마음을 가라앉히고 방송 인터뷰에 나서 “긴장감을 가라앉히려 했으나 컨트롤 하기 힘들었다”면서 “18번홀에서 우승하리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를 받아들일 뿐이다.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요일에 여기 와서는 컷 통과를 기대했다. 일요일에는 우승을 바라봤다”고 자신을 위로했지만 “18번홀 티샷이 물에 빠진 게 슬프다. 다시 칠 수만 있다면…”이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페레이라의 마지막홀 비극에 팬들은 메이저 대회에서 유명한 두 차례 역전패 참사를 떠올리며 그에게 위로를 보냈다.

1999년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장 방 드 발드(프랑스)는 최종라운드 마지막홀을 3타차 선두로 맞았으나 개울에 공을 빠뜨리고 그 안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등 무리한 플레이를 거듭하다 트리플 보기를 범하고 연장전으로 끌려간 뒤 결국 쓴잔을 마셨다. 당시 폴 로리(스코틀랜드)가 거둔 10타차 역전 우승은 메이저 대회 사상 최다 타수차 역전 기록으로 남았다.

2006년 US오픈에서 필 미컬슨은 1타차 선두로 맞은 최종일 18번홀에서 드라이버샷 실수로 화를 자초해 나무와 벙커를 전전하다 더블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제프 오길비(호주)에게 1타차 우승을 내주고 좌절했다. US오픈에서 이때까지 4번, 이후 두 차례 더 2위 또는 공동 2위에 머문 미컬슨은 이 대회 우승을 추가하지 못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하지 못했다.

페레이라는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51계단 뛴 49위로 점프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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