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서울교육감 보수후보 '진흙탕 싸움' 볼썽사납다

서한샘 기자 2022. 5. 2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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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진영 일부 후보 사이에서 원색적 표현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전국공무원노조 교육청 본부 등 학교 노조들은 "정책이 실종된 '깜깜이 선거', 세력 경쟁만 부추기는 '묻지마 진영선거'가 우려된다"며 "단일화 여부만 부각되며 정책 경쟁이 없는 진보와 보수의 단순한 진영대결 양상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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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갈등에서 '막말전'으로 비화한 서울교육감 선거
비방에 가려진 정책들..교육계 정책선거 요구 유념해야
조희연,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서울시교육감(왼쪽부터) 후보들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5.2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미친X" "인간말종" "정치공작"….

6·1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진영 일부 후보 사이에서 원색적 표현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단순 단일화 갈등 이상의 '막말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한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영상이 발단이었다. 단일화 논의를 위해 조영달-조전혁 후보가 전화 통화를 이어가던 중 조전혁 후보가 박선영 후보를 향한 발언을 내놓는다.

"지금 특히나 박선영이 지금, 그냥 톡 까놓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저 미친X은 끝까지 나올 거예요 아마. (…) 박선영이라는 미친X이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합니다."

이를 본 박선영 후보는 페이스북에 조전혁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교육감을 하겠다는 자가 같은 후보한테 '미친X'라니. 이제 사퇴 외에 무슨 다른 길이 더 있겠는가?"

발언 당사자인 조전혁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통화 녹음 파일을 '유출한' 조영달 후보를 겨냥했다.

"나는 대화를 몰래 녹취하는 자를 '인간말종'으로 본다. 인생 밑장까지 다 떨어진 자. 그런 자가 S대 교수로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살아 왔다는 데에 분노보다 불쌍함을 느낀다."

이에 조영달 후보는 직접 통화 공개를 시인하며 조전혁 후보 게시물의 댓글에 등장했다.

"조전혁 후보가 얼마나 입만 열면 없는 사실도 만들어서 능수능란하게 말하고 본인이 제게 말한 것처럼 정치공작에 능하다고 하시니 (…) 평생 교단에 서서 교육자로 만 살아 온 사람이야 있는 사실을 사실대로 알릴 수밖에 더 방법이 있겠습니까."

지난 주말 후보들이 주고받은 상호 비방의 내용이다.

지난 2월부터 보수진영 단일화를 위해 '한 배'를 탔다고 자처해왔던 그들이다. 투표용지 인쇄까지 완료된 시점,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잃은 것일까.

단순히 이번 '막말전'의 파장이 '단일화 무산'으로만 그쳤다면 특정 진영 내 갈등 정도로 바라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각종 원색적인 표현이 선거전 전면에 등장하면서 정작 주목받아야 할 교육 정책들이 더욱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을 받지 않은 채 치러지고 후보자 정보도 부족해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을 받지만,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다른 배경 없이 정책들에 집중할 수 있는 선거이기도 하다.

나아가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 문제, 사교육비 문제 등 산적한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해 어느 때보다도 '정책 겨루기'가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마침 교육계에서는 23일 서울시교육청 안팎에서 '정책선거'를 촉구하는 각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전국공무원노조 교육청 본부 등 학교 노조들은 "정책이 실종된 '깜깜이 선거', 세력 경쟁만 부추기는 '묻지마 진영선거'가 우려된다"며 "단일화 여부만 부각되며 정책 경쟁이 없는 진보와 보수의 단순한 진영대결 양상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사노조, 서울실천교육교사모임,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 전교조 서울지부, 좋은교사운동 서울정책위원회 등 서울 교원단체 5곳도 "서울교육정책 자체를 가지고 상호 열띤 논쟁을 펼쳐주길 바란다"며 공동 성명을 냈다.

이 같은 교육계 우려는 앞으로 남은 9일간의 선거 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각 후보들의 말마따나 "우리 아이들이 국보 1호"(박선영)가 되고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조전혁)하고 "학교를 학교답게"(조영달)하는 정책이 욕설과 비방보다 앞서길 바란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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