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자사고 존폐 공방.. 서울교육감 후보들 첫 TV토론

김은경 기자 2022. 5. 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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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왼쪽부터)·조전혁·박선영·조영달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23일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4명 후보들은 고교학점제와 특수목적·자율형사립고 일반고 전환, 학력 격차 등 교육 현안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 교육감인 진보 성향 조희연 후보와 중도 보수 성향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후보가 참석했다.

첫 번째 주제인 고교학점제에 대해 보수 후보 3명은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전혁 후보는 “고교학점제는 탁상공론 정책”이라며 “학교 공간이 준비돼있지 않고 과목을 가르칠 강사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후보도 “지금 서울 고교 중 30%인 80여 곳에서 고교학점제를 시범 시행하는데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들도 반대한다”며 “선생님이 없고 교실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후보는 “고교학점제를 하려면 교사 8만 명 이상이 더 필요하고 개설 과목도 학교마다 격차가 심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조희연 후보는 “학생들은 배움의 속도와 좋아하는 과목, 잘하는 과목이 다르다”며 “고교학점제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해서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찬성했다.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해서도 보수 후보 3명은 폐지에 반대했고 조희연 후보는 찬성했다.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 교장들조차 이제 자사고의 옷을 벗을 때라고 한다”며 “과도하게 서열화된 고교 체제를 다양성이 꽃피는 수평적 고교 체제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사고·외고가 ‘특권 학교’라며 폐지를 주장해왔다. 그는 2019년 서울 자사고 8곳의 재지정을 무더기로 취소했는데, 이 자사고들이 제기한 무효 소송에서 전부 패한 바 있다. 조전혁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하지 않고 대신 일반고를 경쟁력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후보는 “자사고 폐지는 하향 평준 정책”이라며 “자사고와 특목고 때문에 일반고 학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선영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가 조희연 교육감이 재임한 8년 동안 죽었다 살았는데 정작 조희연 후보의 자제분들은 둘 다 외고를 나왔다”고 비판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은 교육 격차, 사교육비 상승 문제에서도 현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2016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과 결과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6.0%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 전체 학생의 약 3%만 치르는 표집 평가로 바뀌면서 지역별 성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2020년 평가에서 전국적으로 국어·영어·수학 중위권이 크게 줄고 상위권도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선영 후보는 “서울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데, 써야 할 곳에 예산을 안 쓰고 어디다 썼느냐”고 물었다. 조영달 후보도 “코로나 이후 모든 대책이 교사에게 맡겨져 있었고 교육청에 정책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후보는 “기초학력 예산을 80억원에서 올해 563억원까지 확대했고 1~3단계 학습 안전망 등 시스템을 만들어 왔다”며 “학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은 더 질 높은 공교육이라는 화두를 통해 보완하겠다”고 반박했다.

보수 성향 후보 3명은 조희연 후보가 2018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등 해직 교사 5명을 특별 채용한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것을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조영달 후보는 “조희연 후보는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로, 만약 처벌받게 되면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좀 물러나시면 어떨까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후보는 “억울하게 해직당한 교사를 교권 보호 차원에서 복직시킨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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