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아시아나 통합에 외교 채널 총동원해야

김우영 기자 2022. 5. 23. 14: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에 대한 해외 경쟁 당국의 심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미국 경쟁당국은 최근 합병 심사 수준을 '심화' 단계로 상향하며 본격적으로 심사에 착수했고, 유럽연합(EU)은 7차례나 대한항공에 합병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심사 과정에서 한국의 항공산업 재편이라는 통합 목적을 고려했지만, 해외 경쟁 당국은 독점 가능성과 이에 따른 폐해를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에 대한 해외 경쟁 당국의 심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미국 경쟁당국은 최근 합병 심사 수준을 ‘심화’ 단계로 상향하며 본격적으로 심사에 착수했고, 유럽연합(EU)은 7차례나 대한항공에 합병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나머지 심사 국가인 일본, 중국, 영국, 호주 역시 두 항공사 합병에 따른 주요 노선에 대한 독과점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항공업계는 해외 각국에 확산 중인 자국 우선주의가 이번 심사의 최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심사 과정에서 한국의 항공산업 재편이라는 통합 목적을 고려했지만, 해외 경쟁 당국은 독점 가능성과 이에 따른 폐해를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선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이 경쟁 제한성 관련 문제를 당국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경우 심사가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아 앞서 캐나다 1·3위 항공사 간 결합이 무산되기도 했다.

해외 경쟁 당국이 까다로운 승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여객 수요가 많은 황금시간대 슬롯(Slot)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 슬롯이란 항공기가 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항공사 입장에선 좋은 슬롯을 배분받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여객 공급력 글로벌 순위가 2019년 11위에서 2022년 46위로 주저앉은 상태다.

각종 난관을 앞둔 두 항공사의 합병에 새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앞서 올해 1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EU의 반대로 무산됐을 당시, 재계에선 당시 정부가 수수방관한 결과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EU의 합병 불승인 직후 정부는 입장문을 통해 “EU의 불승인 결정이 우리 조선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떠한 항의도 없었다. 현대중공업이 “매우 유감”이라며 EU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과 대조적이다.

항공산업은 연관 산업을 포함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3.4%(54조원)를 차지한다. 연관 일자리도 84만개에 달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겠다며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국내 유일 대형항공사(FSC)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에 이전 정부처럼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두 항공사의 결합이 안정적으로 성사될 수 있도록 통상교섭본부와 외교부가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야 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