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엄빠' 10살 아들 심리상담 공개, 아이는 무슨 죄 [TV와치]

이해정 2022. 5. 2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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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엄빠'가 '금쪽같은 내 새끼'로 변질됐다.

출연자의 10살 아들의 심리 상태를 전 국민에 공개한 '고딩엄빠'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5월 22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 12회에는 지난주에 이어 10살 아들을 홀로 키우는 윤민채의 일상이 공개됐다.

옆 동네 '금쪽같은 내 새끼'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행동이었지만 '고딩엄빠'는 이를 적극적으로 문제 행동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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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고딩엄빠'가 '금쪽같은 내 새끼'로 변질됐다. 출연자의 10살 아들의 심리 상태를 전 국민에 공개한 '고딩엄빠'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5월 22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 12회에는 지난주에 이어 10살 아들을 홀로 키우는 윤민채의 일상이 공개됐다. 지난주에는 윤민채가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었지만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는 모습을 보여줘 '고딩엄빠' 최고의 슈퍼맘에 등극했다.

그러나 '고딩엄빠'가 오히려 어린 부모들을 향한 편견을 강화시킨다는 지적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또다시 제작진은 윤민채 가정의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도 출연자인 윤민채의 문제도, 윤민채가 어린 나이에 엄마가 돼서 발생한 문제도 아닌, 10살 아들 성현이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학교에서 무슨 문제가 있던 것인지 갑자기 집으로 돌아온 성현이는 입을 열지 않았고, 엄마가 다그치자 물건을 던지고 음식을 쏟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심리상담센터를 찾았고 전문가는 아이가 "내재된 공격성, 충동성이 있는 편이다", "가정의 안정감이 떨어져 있다", "대인관계 상호작용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윤민채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아 잘 키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자신의 문제가 원인일 것이라 짐작했다.

부부나 부모-자식처럼 가까운 사이에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이 있는 경우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선에서 심리 상담을 받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엔 어느 것도 해당 사항이 없다. '고딩엄빠'는 10대 부모의 일상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이지 자식의 문제를 조명하는 육아 방송이 아니다. 물건을 던지고 음식을 쏟는 행동은 분명 부모 입장에서 걱정될 수 있으나 제작진이 이를 확대해 보여주고 심각한 자막을 삽입할 필요는 없었다. 옆 동네 '금쪽같은 내 새끼'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행동이었지만 '고딩엄빠'는 이를 적극적으로 문제 행동으로 그려냈다.

성현이의 심리 상담 결과를 전 국민에 공개한 것은 오히려 제작진이 '내재된 공격성, 충동성이 있는' 게 아닌가 우려스러울 정도다. 일부 부적절한 행동이 있던 건 사실이지만 성현이는 화가 난 상황에서도 엄마와 입을 맞추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 모습을 포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로지 몇 개의 그림만으로 아이를 '위험한 문제아'로 속단하는 것이야말로 문제다. 그렇다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딩엄빠'가 특별한 솔루션을 제시한 것도 아니다. 성현이의 단점만 죄다 드러낸 채 화면을 전환해버렸다. 이 방송을 본 성현이 학교 선생님, 친구들, 학부모들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고딩엄빠'가 방송된 지 세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기획 의도를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10대 엄마, 아빠의 성장하는 모습을 담겠다던 '고딩엄빠'는 출연자들의 몇 안 되는 통장 잔고, 더러운 싱크대, 가정불화를 정조준한다. 이번엔 한창 예민할 때인 10살 아들의 약점까지 파헤쳤다. 어린 나이에 출산하지 않았더라도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마치 10대 출산이 문제인 것처럼 엮어냈다. '고딩엄빠'가 10대 출산을 바라보는 솔직한 시선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사진=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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