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우즈와 미켈슨의 차이

김인구 기자 2022. 5. 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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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만큼 골프팬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스타가 있을까.

우즈가 전략적이라면 미켈슨은 다이내믹했다.

그러나 우즈가 지난 18일 PGA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결국 대회에 불참한 미켈슨에 대해 언급하면서 구도가 분명해졌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메이저대회 참가도 포기했던 미켈슨은 비난의 대상이 됐고, 다혈질 매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우즈는 모두의 지지를 받는 황제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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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 체육부장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만큼 골프팬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스타가 있을까. ‘골프 황제’와 ‘살아있는 레전드’로 불리는 두 사람은 지금도 여전히 ‘넘버원’ 우승 후보다. 우즈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음에도 1년여 만에 마스터스로 복귀해 풀 라운드를 소화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PGA챔피언십에도 출전했다.

미켈슨은 지난해 51세의 나이에 PGA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0∼20대 젊은 피들이 즐비한 PGA에서 반백이 넘어서, 그것도 메이저 우승컵을 거머쥔 것은 두루두루 본보기가 됐다.

나이는 미켈슨이 우즈보다 다섯 살 많지만 둘은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 이후 가장 주목받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일단 백인과 흑인이라는 피부색의 차이가 뚜렷했고, 오른손(우즈)과 왼손(미켈슨) 플레이어라는 결정적 차이가 있었다. 경기 스타일도 사뭇 달랐다. 우즈가 전략적이라면 미켈슨은 다이내믹했다. 레귤러 온을 하지 못했을 때 파 세이브 하는 스크램블링 능력은 우즈가 단연 최고다. 그는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총 82승을 거뒀다.

반면, 미켈슨은 장타자이면서도 동시에 쇼트게임을 잘한다. 그린 주변에서 볼을 띄워 홀에 붙이는 능력에선 그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과감하고 화려한 플레이로 통산 45승을 일궈냈다. 성격도 판이하다. 우즈가 불같다면, 미켈슨은 물이다. 우즈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결정적 퍼트에 성공했을 때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는 모습은 ‘타이거’라는 이름 그대로다. 샷이 난조일 때는 종종 클럽을 내던질 정도로 성질을 부린다. 하지만 미켈슨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실수해도 한 번 웃고 만다. 갤러리에게도 친절하다. 그러나 다른 스타일과 성격은 개성이지 단점이 아니었다. 이들에 대한 골프팬들의 사랑은 지난 20년간 변함없었다.

그런데 최근 세계 골프계의 뜨거운 감자인 LIV골프인비테이셔널(사우디아라비아 골프리그) 참가 여부를 두고서는 둘의 위상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미켈슨은 최근까지 LIV골프인비테이셔널을 지지하는 발언과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개인 선택의 문제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기존 질서의 파괴라는 시선이 교차하며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우즈가 지난 18일 PGA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결국 대회에 불참한 미켈슨에 대해 언급하면서 구도가 분명해졌다. 우즈는 “디펜딩 챔피언(미켈슨)이 없는 건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LIV를 지지하는 미켈슨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PGA투어 선수들 사이에서는 LIV 출전에 부정적인 ‘타이거 사람들’과 LIV를 지지하는 ‘미켈슨 사람들’로 완전히 나뉘는 분위기다. 그런데 대충 봐도 ‘타이거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아 보인다. 디오픈처럼 160년이 넘는 전통의 PGA투어와 함께한 멤버들의 의리의 표현 같다.

세계적인 라이벌을 추앙하던 팬들의 시선은 ‘사우디발(發)’ 폭풍으로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메이저대회 참가도 포기했던 미켈슨은 비난의 대상이 됐고, 다혈질 매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우즈는 모두의 지지를 받는 황제로 거듭났다. 미켈슨의 온화한 미소를 그린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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