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원로기업인 차상목씨, 일본도서 3만600권 기증
[경향신문]
부산도서관은 원로 기업인 차상목씨(95·사진)가 일본 도서 3만600권을 기증했다고 23일 밝혔다.
차씨가 기증한 도서는 1920년대 출판된 <조선통신사 회도집성> 등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의 정치, 경제, 역사, 군사·무기,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특히 일본이 바라보는 부산의 모습 등 한국과 일본을 비교·연구하고 이해하는 자료들을 대거 기증했다.
차씨는 평안북도 철산에서 태어나 소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전쟁 때 부산에 정착한 뒤 봉제공장을 운영하며 일본 등 해외에 수출하는 무역업에 종사했다. 손에 책을 놓지 않는 독서가이기도 한 차씨는 1990년 은퇴한 뒤 본격적으로 일본 도서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는 부산광역시 장애인재활협회 이사를 역임하는 등 고령의 나이에도 사회활동을 이어왔다.
차씨는 자신이 모은 도서를 필요로 하던 곳을 찾던 중 채영희 부경대 부총장의 주선으로 전문가 자료평가를 거쳐 부산도서관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번에 국내 도서 2400권도 부산도서관에 함께 기증했다.
부산도서관은 차씨가 기증한 도서 중 한국과 관련된 도서를 선별해 6월부터 두달간 도서관 3층 부산애뜰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의 자문을 맡은 마키노 히로야 부산외대 일본어 융합학부 교수는 “개인이 이렇게 다양한 주제의 도서를 수집해 소장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특히 일본의 전쟁·군사 분야의 도서가 많아 인상이 깊다”라고 밝혔다.
권인철 부산도서관장은 “평생 모은 귀중한 도서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차상목 선생의 뜻을 살려 부산도서관의 장서로 등록하고 적극 활용하도록 하겠다”며 “도서뿐 아니라, 개인의 자산을 함께하고자 하는 차상목 선생의 고귀한 뜻도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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