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강도 커플 '보니와 클라이드' 사살

김지은 기자 2022. 5. 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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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러시아의 한 방송국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프로그램에서 미국의 유명한 2인조 강도 사진이 등장하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전쟁 희생자들의 사진을 대형 스크린에 띄웠는데 그중 전쟁과 관련 없는 두 사람이 포함된 것이다.

이날 방송에 잘못 나간 사진은 한때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악명 높은 범죄 커플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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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한 범죄 커플 클라이드 배로(왼쪽)와 보니 파커. 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와 뮤지컬이 제작돼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자료사진

■ 역사 속의 This week

지난 9일 러시아의 한 방송국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프로그램에서 미국의 유명한 2인조 강도 사진이 등장하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전쟁 희생자들의 사진을 대형 스크린에 띄웠는데 그중 전쟁과 관련 없는 두 사람이 포함된 것이다.

이날 방송에 잘못 나간 사진은 한때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악명 높은 범죄 커플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였다. 보니는 열여섯 살에 결혼했지만 감옥에 수감된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고 좀도둑질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클라이드와 1930년 만나게 된다.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곧 사랑에 빠졌고 절도 행위로 감방에 간 클라이드가 가석방된 1932년부터 본격적인 범죄 행각을 벌인다. 미 중부를 휘저으며 은행과 주유소, 상점 등을 털었는데 강도질뿐 아니라 살인도 서슴지 않았다. 경찰을 비롯해 12명을 죽인 흉악범이었지만, 대공황기 좌절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은행을 공격하고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이들은 잘못된 세상의 권위와 질서에 도전하는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두 사람의 스토리는 후에 영화와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는데 1967년 아서 펜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원제 Bonnnie and Clyde)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베트남전쟁 반전운동과 히피 문화가 대두되던 시대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젊은이들은 공권력을 조롱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열광했다. 범죄를 미화했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 워너브러더스는 250만 달러를 투자해 7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냈다. 워런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여우조연상과 촬영상을 수상했다.

2년간 신출귀몰하며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망을 피해가던 보니와 클라이드는 1934년 5월 23일 아침 경찰의 무차별 총탄을 맞고 사살됐다. 이들의 마지막 모습은 영화 엔딩에서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훔친 자동차를 타고 루이지애나주 시골 도로를 달리다 매복해 있던 경찰의 기습 총격을 받는다. 피할 틈도 없이 100발 이상의 총탄이 날아와 차량은 벌집처럼 됐고 둘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실제 클라이드 시신에는 17발, 보니에게는 26발의 총탄 흔적이 남았다고 한다. 암울한 시대 비뚤어진 청년들의 무한 질주는 그렇게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보니는 24세, 클라이드는 25세였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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