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콘텐츠라면 손잡아야지' TV 채널 간 공동제작 '봇물'[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2. 5. 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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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ENA와 SBS Plus가 공동제작하는 예능 ‘나는 SOLO’의 한 장면. 사진 ENA, SBS Plus


최근 솔로 남녀들의 리얼한 연애를 다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나는 SOLO’는 SKY 채널에서 이름을 바꾼 ENA PLAY와 SBS Plus에서 방송 중이다. 각 부대 출신의 군인들이 자웅을 겨루는 밀리터리 예능 ‘강철부대’ 시리즈는 채널A와 ENA에서 동시 방송된다. 에이핑크, 빅톤 등을 배출한 IST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보이그룹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 ‘디 오리진’은 MBN과 카카오TV에서 동시에 방송됐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는 방송가에서 최근에는 방송사들 사이의 공동제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처음에는 방송 채널만 차용해 전송에만 협력하는 채널들이 생기다가 최근에는 아예 프로그램의 기획과정부터 함께 머리를 맞대는 사례가 늘었다. 이러한 기획이 늘어나면 성공의 시너지는 더하고, 실패의 리스크는 나눌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나는 SOLO’의 경우는 제작사가 과거 SBS에서 ‘짝’을 만들었던 남규홍PD였다. 그는 현재 ‘촌장엔터테인먼트’라는 제작사를 운영 중이다. ‘나는 SOLO’를 방송하는 채널은 ENA PLAY와 SBS Plus 두 매체다. 이 공동제작은 일단 채널들이 제작사의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송출하는 느슨한 협력이다.

채널A와 ENA가 공동제작하는 예능 ‘강철부대 2’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ENA


본격적인 공동제작의 시너지는 오히려 ‘강철부대’ 쪽에서 찾아야 한다. ENA 측은 SKY 채널의 사명을 쓰던 2019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구상한 후 채널A와 함께 ‘애로부부’를 제작했다. 협업경험이 생기자 ‘강철부대’의 제안이 채널A로부터 왔다. 이 콘텐츠는 양사의 협업으로 오히려 시너지가 생기는 케이스가 됐다.

ENA는 방송가 공동제작을 주도적으로 진행 중인 채널 중 하나다. 디스커버리채널과 예능 ‘고생 끝에 밥이 온다’를 만들었고, KBS와는 배우 김수미가 출연하는 예능 ‘수미산장’을 함께 만들었다. 곧 MBN과 함께 여행 프로그램 ‘호캉스 말고 스캉스’도 제작 예정이다. ENA는 지금도 다양한 방송사와 다양한 아이템을 놓고 협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TV와 모바일을 넘나드는 기획도 있었다. 최근 막을 내린 오디션 프로그램 ‘디 오리진(The Origin)’의 경우는 TV의 경우 MBN에서 방송됐고 모바일에서는 카카오TV의 플랫폼을 탔다. 두 채널은 접점이 따로 없었지만 좀 더 폭넓은 시청층을 원하는 카카오TV 측에서 TV 편성을 MBN과 협의해 방송이 성사됐다.

MBN과 카카오TV가 함께 방송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디 오리진’의 한 장면. 사진 MBN, 카카오TV


방송사들의 공동제작은 특히 대형 방송사가 아닌 경우에 많이 이뤄진다. 양사의 노하우를 공유해 상대적으로 장점과 단점을 서로 메워가며 IP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이디어가 있지만 채널의 파워가 약한 경우,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상대적으로 큰 채널과 연합할 수 있다. 흥행이 되지 않더라도 일단 협업에 대한 경험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리스크도 줄어드는 편이다.

ENA 박종훈 제작센터장은 공동제작의 이유에 대해 “프로그램이 콘텐츠로 변모하면서 광고에 의존했던 매출을 다양한 방법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 다양한 플랫폼 별로 IP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NA의 경우 좀 더 시청층을 넓히기 위한 의지가 공동제작을 활성화했다. ‘애로부부’를 기점으로 5대5 제작 시스템을 만들었고 ‘강철부대’의 성공은 ‘수미산장’과 ‘나는 SOLO’ 등의 케이스를 만들어냈다.

ENA와 MBN이 공동제작하는 예능 ‘호캉스 말고 스캉스’ 메인 포스터. 사진 ENA, MBN


박 센터장은 “공동제작의 가장 큰 장점은 제작비에 대한 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으로써 콘텐츠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대작 제작도 가능하다. 또한 공동의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홍보를 시행할 수 있고, 더 많은 영업유통경로로 유통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점이 있는 공동제작답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IP로 나오는 수익에 대해 사전에 신뢰를 통해 분배를 정해놓지 않으면 갈등의 양상을 노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 역시 “IP배분에 의한 상호 이해관계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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