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석 결핵협회장 "권역별 진단검사센터 구축과 복십자의원 재개원 적극 추진"

박효순 기자 2022. 5. 2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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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호흡기 감염병 유행, 가장 중요한 건 신속·정확한 진단

■코로나19 겪으며 권역별 센터·전담 기관 필요성 높아져

■결핵은 완치 가능한 질병…취약계층 등 치료 회피 많아

■‘찾아가는 검진’ 등 선제적 정책 통해 결핵 퇴치에 최선

“우리사회는 금번 코로나19를 겪으며 호흡기 감염병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검사 및 이를 뒷받침하는 정확한 진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코로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점에, 결핵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크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신민석 대한결핵협회장(67)은 20일 <경향신문>과 가진 비대면 인터뷰에서 권역별 진단검사센터를 구축하고 협회 산하의 복십자의원 재개원 등을 통한 진료사업 활성화를 양대 축으로 하여 결핵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임기 3년의 제31대 협회장에 취임한 신 회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검체 검사 인력 및 장비와 더불어 검체 수거 인력을 대거 확충했다”면서 “전국의 진단검사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권역별 검사센터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핵협회는 지역별 보건소를 기반으로 한 결핵 검사업무를 주로 수행해왔다. 오송에 위치한 결핵연구원과 서울 임상검사센터에서 검사가 이뤄졌다.

신민석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결핵의 예방과 조기발견, 치료를 위한 과제와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대한결핵협회 제공


신 회장은 취임 당시에 협회 발전을 위한 6대 방안을 제시했다. 권역별 진단검사센터 구축과 함께 결핵연구원 확대개편 및 신약 개발, 복십자의원 재개원 등 진료사업 활성화, 협회의 노후된 청사 신축 및 리모델링, 당산동 청사 복합개발, 국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협력원 운영 등 당면 현안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2023년 창립 7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결핵협회는 올해 안에 전국 12개 지부 청사 운영방안을 확정하여 신 회장 임기 내에 리모델링과 신축 이전 등을 추진한다. 특히 복십자의원 등 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임을 감안하면 청사 리모델링 및 신축은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라고 한다.

현재 결핵협회는 서울, 부산, 대구, 춘천, 수원, 대전에 총 6개소의 복십자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에는 총 10개소였던 복십자의원이 사업성 문제로 이후 4곳이나 문을 닫은 것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호흡기질환 환자를 전담할 전문 의료기관이 절실했고, 정부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장려하였습니다. 이에 결핵협회는 기존 수원 복십자의원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전환하고, 휴원 상태였던 대전 복십자의원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개원했습니다. 향후 각 지역에 복십자의원 개설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복십자의원을 기반으로 검진, 검사 등 지역사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결핵은 폐를 비롯한 인체의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결핵균이 몸속에 들어온 뒤 인체의 저항력이 약해지면 결핵이 발생한다. 결핵균은 공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폐 조직에서 결핵이 잘 생긴다. 따라서 보통 결핵이라고 하면 폐결핵을 의미한다. 하지만 결핵균은 신장, 신경, 뼈 등 대부분의 조직이나 장기에도 침입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결핵 퇴치의 선봉에 나선 신민석 회장이 협회 회장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대한결핵협회 제공


신 회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마스크 일상화나 개인위생관리가 철저해져, 이에 따른 결핵 전파도 어느 정도 차단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우선 2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면 결핵검진(흉부 엑스레이)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결핵에 걸리면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폐질환의 경우에는 발열과 기침과 객담 등의 증상이 생긴다. 지난해 국내 신규 폐결핵환자 수는 1만8335명으로 10년 전인 2011년 3만9557명보다 절반 이상감소했다. 하지만 발생률로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전히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결핵협회는 몽골과 동티모르에서 결핵퇴치사업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우간다 국가결핵관리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전에는 에티오피아, 캄보디아에서 검진 또는 검사사업 기반 결핵퇴치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신 회장은 “결핵 관련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 결핵퇴치 및 기술지원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결핵은 엑스레이 검사 소견상 이상이 있을 경우 가래 검사를 통해 결핵균 유무를 확인 후 진단을 내린다. 약물복용을 통해 완치 가능한 질병이다. 복약 후 2주 이상이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결핵균이 완전히 죽기까지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개인에 따라 약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치료가 매우 까다로운 질병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국내 결핵관리정책이 ‘선진국 수준으로 결핵발생률을 낮추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 취약계층 결핵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각지대에 놓인 숨은 결핵환자를 발견하고, 이들 환자를 완치하기까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의 결핵정책이 ‘예방에 중점을 둬야할’ 시점이다. 결핵균에 감염되었지만 아직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감염자에 대한 예방·치료 등 예방 위주의 정책 전환을 통해 결핵퇴치를 향해 성큼 나아가야 한다.

금년 3월 취임한 신민석 회장은 “임기 동안 6대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결핵협회 제공


“결핵은 치료할 수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치료의지가 없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회피하는 대상자가 치료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고, 추가 확산을 방지하는 맞춤형 결핵관리가 필요합니다. 협회는 시니어 결핵환자 복약지원사업을 통해 독거 어르신 결핵환자, 노숙인 등 취약계층 결핵환자를 발굴하여 상담 및 복약을 돕고 생필품 지원을 통해 결핵완치를 돕고 있습니다.”

결핵협회는 정부와 함께 2018년 노인결핵검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 전국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노인결핵 검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65세 이상은 전체 결핵환자의 50%에 육박하는 결핵발생 고위험군으로 잠복결핵감염률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연령층에 대한 검진사업은 고령화사회인 우리나라에서 매우 효과적인 결핵문제 해결 방안으로 꼽힌다.

당산동 청사는 2010년까지 협회 본부가 사용하던 공간으로 1974년 신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신 회장은 “당산동 청사는 단순히 직원들의 업무공간만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결핵퇴치사업의 상징성을 지닌 공간”이라며 “업무공간으로의 활용성, 청사가 가진 상징성, 그리고 미래 가치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7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청사로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몇 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맞선 선제적 대응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결핵협회가 결핵연구원의 기능 강화를 꾀하는 이유이다. 1970년 설립해 결핵퇴치를 위한 연구 및 검사를 수행해온 결핵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 협력기관으로서 결핵연구는 물론 국내외 결핵검사 기술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협회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결핵 뿐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이 인류를 위협하는 호흡기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연구시설 및 인력을 확충·보완하고자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간 결핵 관련 각종 역학조사·연구, 결핵균 진단·검사법 개발을 담당하던 연구개발센터 및 진단검사의학센터를 2팀제로 개편하였으며 학술연구팀을 신설하여 호흡기 감염병 분야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인 신민석 결핵협회장이 외래진료를 하고 있다. 세븐레마의원 제공


결핵협회는 2003년 통일부 대북사업자로 선정되어 매년 BCG 등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 북한 관련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현재는 정부를 통한 공식적인 지원이 불가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진 협회 현지사업지인 몽골을 통해 북한 관계자 접촉 등 관계를 꾸준히 이어왔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통로가 막힌 상황이다. 신 회장은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통일부와의 꾸준한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시 북한 지원사업을 언제라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에 들어와 있는 북한이탈주민 다제내성 결핵환자 지원 등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1953년 창립한 대한결핵협회는 연간 200만명 규모로 이뤄지는 결핵검진에서부터 결핵균 검사, 결핵환자 치료와 지원, 그리고 대국민 결핵홍보와 모금에 이르기까지 ‘호흡기 감염병을 대표하는 결핵’을 퇴치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번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실시함과 더불어 호흡기 감염병 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전국 6개 복십자의원 중 대전과 수원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전환했다. 또한 결핵 분야 의료종사자의 교육훈련, 국외 결핵후진국 대상 현지의 결핵관리 인프라 구축 등 다방면에서 결핵퇴치를 이끌어가고 있다.

내년이면 결핵협회가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범국가적 역량을 동원하여 다양한 결핵관리 정책이 도입되고, 관계기관 간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결핵발생률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했다. 2005년 결핵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72.4명에서 2020년 38.8명 수준으로 감소가 이루어진 것은 매우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신 회장은 “하지만 OECD 가입국 중 결핵발병 1위, 사망률 3위라는 수치는 우리가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숙제”라며 “이 숙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정부와 함께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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