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외친 '자유'의 진짜 의미

이상배 경제부장 2022. 5. 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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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자가 권력을 가지는 나라.

'신자유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시카고대 교수는 자신의 역저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에서 '1번 나라'가 더 나은 곳이라고 단언했다.

국가 권력이 자의적으로 행사되면 개인의 자유는 침해될 수밖에 없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자유가 이 땅에 만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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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5.10/뉴스1


#. 질문 한 가지. 아래 두 가지 유형의 나라 가운데 어디에서 사는 게 더 행복할까.

1. 부자가 권력을 가지는 나라.
2. 권력을 가진 자만 부자가 될 수 있는 나라.

본인이 부자인지 아닌지, 권력자인지 아닌지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겠다. 만약 내가 그 나라에서 어떤 신분일지 모른다면 어떨까. 부자가 되는 게 쉬울지, 권력자가 되는 게 쉬울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신자유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시카고대 교수는 자신의 역저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에서 '1번 나라'가 더 나은 곳이라고 단언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이 석학의 논리에 따르면 1번은 자본주의 국가, 2번은 공산주의 국가에 해당한다. 나의 능력과 의지가 아닌 정부 등 타인의 선택에 따라 나의 운명이 결정되는 나라가 2번이다. 이런 자유가 없는 세상을 하이에크는 경멸했다.

#. 그렇다고 하이에크가 정부의 역할을 모조리 부정한 건 아니다.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자의적 정부'를 혐오했을 뿐이다.

하이에크는 나치 독일에 조국 오스트리아를 빼앗기고 영국에 귀화했다. 이후 평생 동안 나치즘과 같은 전체주의를 맞서 싸워야 할 적으로 삼았다. 그는 공산주의도 전체주의의 일종으로 봤다.

하이에크에 따르면 정권이 합법적으로 창출되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도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권력을 잡았다.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막을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여기서 하이에크가 제시한 대안이 바로 '법의 지배', 즉 '법치'다. 규정된 법의 테두리 이내로 국가 권력의 사용을 제한해 자의적 통치를 막는 것이다.

'법의 지배' 아래에서만 개인들은 국가로부터 부당한 피해를 입을 걱정없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이런 자유가 주어진 사회만이 번영과 풍요를 누릴 수 있다는 게 하이에크의 신념이었다.

이렇게 신자유주의 철학적 토대를 쌓은 하이에크도 젊을 땐 영국의 천재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그늘에 가려 찬반 신세였다.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케인스주의'가 1930년대 대공황 극복에 기여하며 서구 경제학계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다.

하이에크가 복권된 건 1970년대 오일쇼크로 물가급등과 경기침체가 겹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그 해법으로 주목받으면서다. 그에게 노벨 경제학상이 수여된 것도 그 즈음이다.

#.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다."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는 한 마디로 '자유 예찬'이었다. 자유라는 단어만 35차례 등장했다. 윤 대통령 본인이 초안을 고쳐 썼다는 취임사에는 '규제보다 자유' '분배보다 성장'이란 그의 국정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윤 대통령이 외친 자유가 국가 권력이 아닌 국민 개인의 자유임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개인의 자유와 국가 권력의 자유는 양립하기 어렵다. 국가 권력이 자의적으로 행사되면 개인의 자유는 침해될 수밖에 없다.

정권교체를 통해 대한민국은 사상 처음으로 전직 검찰, 그것도 특수부 검사 출신의 대통령을 갖게 됐다. 검찰 역사상 최고의 재계 수사 실적을 올린 법무부 장관은 덤이다.

대기업 수사를 생업으로 삼았던 이들이 주축이 된 정권이 탄생했으니 기업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혹시라도 전문성(?)을 살려 기업들을 상대로 길들이기식 수사에 나서진 않을지.

윤 대통령이 그토록 중시하는 자유에 대해 역사상 누구보다 깊이 천착한 하이에크는 말했다. 자유는 법치에서 오고, 법치의 핵심은 국가가 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자제하는 것이라고. 그럴 때에야 비로소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자유가 이 땅에 만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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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경제부장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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