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물줄기 따라 힐링하고, 선유도에서 신선처럼 걸어볼까

박영민 기자 입력 2022. 5. 2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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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남도 여행]
전북이 자랑하는 안심관광지
금강 발원지 '뜬봉샘' 생태관광지.. 자연이 내는 소리 들으며 물체험
명사십리 해안으로 유명한 선유도.. 해안따라 이어진 구불길 걷기 좋아
올해 섬으로 가는 뱃삯 반값 할인.. 전주단오제 등 축제도 둘러볼만
선유도 짚라인
《전북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고장이다. 700여 채의 한옥이 밀집된 전주 한옥마을은 빠르게 변하는 도시 속에서 옛것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군산에서는 우리나라 근대 역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북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청정 자연은 또 다른 볼거리이자 즐길 거리다. 일상회복이 시작됐지만 아직은 선뜻 여행을 떠나기가 걱정된다면 전북의 안심여행지를 찾아보면 어떨까.》
코로나로 지친 심신 달래는 안심관광지

금강 발원지인 전북 장수군 수분리 마을 뒷산에 있는 뜬봉샘 생태관광지를 찾은 어린이들이 해설사로부터 연못에 사는 수생식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전북도 제공
길이 394.79km, 유역면적 9912.15km²인 금강은 전북과 충청남북도 17개 시군을 거쳐 군산 만에서 서해로 흘러든다. 비단을 풀어 놓은 듯 아름다운 강이라 불리는 금강은 전북 장수군 수분리 마을 뒷산인 신무산의 자그마한 ‘뜬봉샘’에서 시작된다.

금강의 발원지인 이곳에는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비대면 안심관광지 25곳 가운데 한 곳인 뜬봉샘 생태관광지가 있다. 뜬봉샘 생태관광지는 10만 평의 넓은 터에 금강사랑 물체험관, 물의 광장, 생태연못 등 금강의 생물자원과 생태를 체험하고 가치를 배우는 곳이다.

천리 길을 굽이쳐 흐르는 금강의 첫 물줄기를 만나는 것은 물론 자그마한 샘까지 오르는 길에서 자연이 내는 소리와 초록으로 물든 만추의 풍경을 눈과 귀로 담을 수 있다. 샘에 얽힌 조선 건국의 역사를 배울 수 있고 남생이 서식지와 자작나무 숲, 하늘다람쥐 비밀정원 등에서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비대면 안심관광지는 또 있다. 군산 선유도 옥돌해변과 구불길 8코스다. 선유도는 16개 유인도와 47개 무인도로 이뤄진 섬의 군락이자, 천혜의 해상 관광공원인 고군산 군도의 중심이다. 선유도(仙遊島)는 이름 그대로 ‘신선이 노니는 섬’이다.

선유도 해수욕장
고운 자갈 사이로 파도가 드나드는 옥돌 해변과 고운 모래가 반달 모양으로 펼쳐진 명사십리 해안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주변의 기암괴석과 해변의 옥돌, 고운 모래는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한없이 붙잡는다.

선유도의 또 다른 매력은 인근의 대장도, 장자도, 무녀도를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구불길 8코스다. 구불길 8코스는 2개의 코스로 돼 있다. 첫 번째는 고군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오룡묘, 천사 날개, 대봉전망대를 둘러보고 다시 장자도와 대장도까지 걸어보는 12.4km다. 두 번째는 선유봉과 옥돌해수욕장을 지나 무녀도로 넘어가 무녀염전, 무녀봉을 돌아 나오는 8.8km다.

가파른 오르막이 없고 해안을 따라 길이 나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자연이 준 절경에 빠져 걷노라면 늦은 오후 푸른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유유히 사라지는 선유 8경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선유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뱃삯은 절반, 행복은 두 배

어청도 등대
군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바닷길을 2시간 40분 정도 달리면 서해바다 끝섬 어청도가 나온다. 물 맑기가 거울과도 같아 어청도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어청도는 2010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명품섬 10’에 꼽힐 정도로 자연 경관이 뛰어나다.

어청도 방문길에서 반드시 빼놓지 않고 봐야하는 곳이 있다. 올해로 지어진 지 꼭 110년이 된 어청도등대다. 100년이 넘도록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한 이 등대는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 3월 대륙 진출의 야망을 가진 일본의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서해안의 남북항로를 이동하는 배들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등록문화재 제378호로 지정돼 있다.

어청도 선착장에서 산길을 걸어 만날 수 있는 등대의 등탑은 백색의 원형 콘크리트 구조다. 붉은색의 등롱과 하얀 페인트를 칠한 등탑, 주변의 돌담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곳에서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전북 부안의 격포항에서 13km 떨어진 서해에 특별한 섬이 있다. 생긴 모양이 고슴도치와 닮아 고슴도치 ‘위(蝟)’자를 붙여 현재의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위도다. 위도는 허균의 ‘홍길동전’에서 꿈꾸던 ‘율도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질 만큼 풍요롭고 아름답다. ‘일할 힘만 있으면 굶어 죽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위도는 여객선으로 50분이면 닿을 수 있을 만큼 육지와 가깝지만 섬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하루 6번 배가 오가니 접근성도 뛰어나다. 바다와 갯벌에서 건져 올린 싱싱하고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고, 섬 특유의 민속과 전통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 방문객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사한다.

아름다운 전북의 섬을 찾는 관광객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올해 말까지 반값에 배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는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군산과 부안 12개 섬을 오가는 여객선 운임 절반을 할인해준다. 어청도로 5인 가족이 배를 타고 가려면 1인당 왕복 4만7500원씩 23만7500원이 들지만 올해는 11만8750원이면 다녀올 수 있다. 여객선 예매 사이트 ‘가보고 싶은 섬’을 통해 예약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봄도 만끽하고 축제도 즐기고

무주 산골영화제
2020년과 2021년 온라인으로 열리거나 취소됐던 축제가 거리두기 해제를 계기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북 방문길에 가족과 함께 지역의 축제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무주 산골영화제는 영화와 자연,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초여름 낭만 축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영화제는 6월 2일부터 5일 동안 무주군 일원에서 열린다. 31개국 11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등나무운동장에서 상영하는 ‘락 섹션’과 덕유산무주국립공원에서 심야 영화를 볼 수 있는 ‘숲 섹션’도 마련했다. 무주 마을 12곳을 찾아가 상영하는 ‘무주 산골 마을 극장’도 운영한다.

비슷한 시기 전주에서는 대표적인 계절 축제가 열린다. ‘전주단오제’다. 6월 3, 4일 이틀 동안 전주 덕진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는 단오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창포물 머리감기, 창포족욕 체험, 단오겨루기, 단오향연 등 옛것을 느낄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부안군 유유마을에서는 6월 10, 11일 양잠산물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유유참뽕축제’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17∼19일 선운산도립공원에서는 고창의 여름 특산품인 복분자와 수박을 맘껏 즐길 수 있는 ‘복분자와 수박축제’가 열린다.

윤동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가 해제돼 일상회복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불안함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며 “전북의 안전한 여행지에서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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