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뼉 마주치자 다시 깨어난 '도시의 리듬'

김여진 2022. 5. 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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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춘천마임축제 개막
관객 8000여명 명동 일대 모여
거리 공연 이어 퍼레이드 화려
시민·자원활동가 참여퍼포먼스
아티스트 "삶의 이유 다시 찾아"
관객 "눌러왔던 감정 풀린 기분"
▲ 2022춘천마임축제가 22일 춘천 명동거리에서 개막, 참여 아티스트와 시민들이 개막공연을 즐기고 있다. 서영

“비는 그치고 모두 길거리에 나와있네요. 거리를 걷다 햇살이 도시를 얼마나 밝게 비추는지 봐요. 한때 우울했던 거리에 오늘은 맑음씨가 있네요. 맑음씨, 무슨 일로 이리 오래 숨어계셨나요. 무슨 일 있었어요? 오늘이 기다려왔던 바로 그날이에요!” (2022춘천마임축제 첫 퍼포먼스 ‘쉘위댄스’ 배경음악 E.L.O ‘ Mr.Blue Sky’ 한글 번역 가사 중)
 

▲ 2022춘천마임축제가 22일 춘천 명동거리에서 개막, 참여 아티스트와 시민들이 개막공연을 즐기고 있다. 서영

“어텐션(집중)!” 우렁찬 함성과 함께 퀸(Queen)의 ‘We will rock you’를 연상시키는 리듬이 거리를 울렸다.

핑크색 수트를 차려입은 마임 시티즌이 무대에 오르고, 춘천 명동거리 양 옆에 설치된 2개의 무대 사이로 짝을 이뤄 늘어선 사람들이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이어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ectric Light Orchestra)의 미스터 블루스카이(Mr.Blue Sky)가 시작되자 마주본 이들이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치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도시가 다시 리듬을 갖게 되는 순간이다. 도심은 언제 그랬냐는 듯 축제의 공간으로 해체됐다.

2022 춘천마임축제가 22일 춘천 명동거리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축제 개막식은 ‘우리는 당신을 흔들거예요(We will Rock You)’라는 슬로건에 맞춰 ‘Rock&Rock’라는 타이틀 아래 열렸다. 춘천 명동과 브라운5번가에 설치된 3개의 무대 스피커에 ‘마임송’이 3년만에 다시 소환됐고, 풍선과 비눗방울, 장미꽃이 텅 비었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채웠다.

먼저 지난 3월부터 진행된 ‘마임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퍼포먼스를 익힌 시민과 자원활동가 그룹 깨비 200여명이 둘이 짝을 지어 커플댄스를 추는 ‘쉘 위 댄스’가 거리를 울렸다. 이어 국내 대표 풍선아티스트 ‘클라운진’과 서커스디랩, 마트, 준디아, 라퍼커션 등 마술사·저글러·서커스 아티스트·벌룬 퍼포머·삼바 타악연주팀 등 국내 대표 광대와 공연팀이 총출동해 3개의 무대에서 공연을 이어가며 도심을 달궜다.

또 아티스트 그룹 마임 시티즌이 퍼레이드를 이끌고 시민과 활동가들이 직접 꾸민 소품과 의상, 오브제를 흔들며 관객들을 환대했다.

3년만에 대면 무대에서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를 마주한 아티스트들은 즐거운 땀에 젖었다.

올해 춘천마임축제에 처음 참가한 해피준(임세준) 아티스트는 “잠자고 있던 느낌이 3년만에 살아났다. 예술에 대한 수많은 정의가 있지만 무엇보다 서로의 감정을 느끼고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오랜만에 체감했다”고 말했다. 풍선을 활용해 페스티벌 같은 무대를 연출한 그는 “단순히 풍선을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열정과 활기, 노력을 표현하는 오브제로서 풍선을 활용하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며 “풍선을 통해 제 마음을 전달해 드렸는데 모두 즐거워 해주셔서 기쁘다”고 했다.

2014년부터 매년 축제에 참여해 온 함서율 아티스트는 “제 삶의 이유이자 당연했던 일상이 사라졌다가 다시 찾아온 날”이라며 “비대면 공연은 계속 했었지만 만나야만 가능한 것들이 분명히 있는만큼 오늘 같은 날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자원봉사자 ‘깨비’들은 작은 마라카스와 비눗방울총으로 축제 분위기를 띄우면서 감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지호 깨비는 “많은 분들이 모인 장면이 아직 어색하지만 함께 즐겨주셔서 정말 좋다”고, 황금빈 씨는 “오랜만에 열린 축제에서 고3의 추억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조영미 씨는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세계적인 축제를 다시 만나게 됐다. 우리 아이들이 관객에 머물지 않고 시민 공연자로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뜻깊다”고 했다.

최양희 이사장이 개막선언으로 축제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알렸고, 허영 국회의원, 이재수 춘천시장, 황환주 시의장이 축사를 통해 3년만에 모인 관객들을 맞이했다. 이 시장은 “코로나 기간에도 축제는 멈추지 않았지만 특히 오늘은 모든 것을 벗어던진 느낌”이라며 “힘든 일상을 털고 시민들에게 행복과 위로를 전달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공연에는 800여명의 관객들이 모여 3년만에 집중형으로 진행된 축제를 만끽했다. ‘Rock&Rock’ 프로젝트는 도심과 외곽 곳곳에서 29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진다. 김여진·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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