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허용, 합리적 기준 세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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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참여연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의 집회가 이어졌다.
경찰은 "집회가 계속될 경우 교통 체증과 소음 등 시민 불편이 예상되고 대통령실 기능과 안전도 우려된다"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에 대해 금지 통고를 유지한다는 내부 방침을 유지하면서 본안 소송까지 다퉈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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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100m 이내 집회 금지’ 대상으로 정한 ‘대통령 관저’에 대통령 집무실이 포함되는지가 쟁점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 한 곳에 있던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분리되자 해석에 이견이 생긴 것이다. 경찰은 “관저는 대통령이 사는 곳뿐 아니라 집무실도 의미한다”는 이유로 집무실 담장으로부터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해 왔다. 그러나 법원은 “집시법에서 정한 대통령 관저란 직무수행 외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주거 공간만을 가리킨다”고 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이다. 집시법 11조에는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도 100m 이내 집회 금지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국회와 대법원 등 헌법기관을 보호하는 집시법 취지와 형평성도 고려돼야 한다”는 경찰 측 주장은 일리가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후 용산은 연일 시위와 확성기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정상회담장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경찰은 “집회가 계속될 경우 교통 체증과 소음 등 시민 불편이 예상되고 대통령실 기능과 안전도 우려된다”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에 대해 금지 통고를 유지한다는 내부 방침을 유지하면서 본안 소송까지 다퉈보겠다는 입장이다. 집회 상황이나 대통령 집무시간 등을 감안해 집회 허용에 관한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는 게 우선 과제다. 현실에 맞지 않는 집시법 조항을 손질해 법적 공백을 막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때다. 그래야 용산 대통령 집무실 부근에서 성숙한 집회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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