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 급증' 마포·영등포·성동구 선거, 부동산이 변수

이성희 기자 2022. 5. 2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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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삼표레미콘 이슈’ 성동, 강남구서 이주 급증해 예측 불허
‘잇단 대형 재개발’ 영등포, 구도심 개발 공약 먹힐지 관심
집값 크게 뛴 마포구도 젊은층 유입 늘어…재개발 쟁점화

부동산 정책 실패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대통령 선거까지 국민의힘이 승리한 데는 성난 부동산 민심이 작용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집값 폭등으로 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늘었으며 무주택자들의 내 집 장만 꿈은 멀어졌다는 것이다.

6·1 지방선거 판세는 이런 기류가 얼마나 작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 자치구의 경우 과거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이더라도 최근 각종 개발 호재로 주민 구성이 달라지면서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는 곳들이 많다.

성동구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54·현 구청장)와 강맹훈 국민의힘 후보(60)가 격돌한다. 정 후보는 2014년 당선돼 2018년에는 서울 25개 구청장 중 최고 득표율(69.5%)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에 도전장을 낸 강 후보는 서울시 도시재생실장과 주택건축정책관 등을 지냈다.

지역 기반 측면에서는 8년간 구정을 이끈 정 후보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도시문제, 주택문제 해결사’라는 점을 자처하는 강 후보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두 후보가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활용 계획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정 후보는 서울숲과 연계해 호주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복합문화시설을, 강 후보는 구글 등 세계 첨단기업 유치 등을 내걸고 있다.

보수진영 후보 지지율이 높아졌다는 점도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이유다. 이는 예전과 달라진 주민 구성 때문이다. 성동구가 지난해 발표한 ‘2018~2020년 전입지 현황’을 보면, 강남구에서 9172명이 성동구로 전입했다. 가장 큰 규모다. 성동구에 신축된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갤러리아포레·트리마제 등과 같은 고급 주거단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강에 인접한 ‘한강벨트’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한강벨트는 재개발·재건축 이슈가 표심을 주도한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텃밭으로 불려온 영등포구도 한강에 인접한 지역으로,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부터 신길뉴타운 등 곳곳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수도권 내 서울 인구 전출·입 패턴과 요인’을 보면, 영등포구는 주택을 이유로 한 순전입 경향이 가장 강했다.

영등포구청장에는 채현일 민주당 후보(52·현 구청장)와 최호권 국민의힘 후보(60)가 출사표를 던졌다. 채 후보는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서울 최연소 구청장에 당선됐던 인물이다. 최 후보는 서울시 정책비서관과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관건은 구도심 개발이다. 채 후보는 영등포역 앞 불법노점 정비, 쪽방촌 공공주택 재개발 추진, 성매매집결지 재개발 추진 등 지난 4년 성과를 강조하며 “영등포 변화와 발전을 확실히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최 후보는 오세훈 시장과 ‘원팀’이라는 점을 앞세워 재개발·재건축 사업 신통기획 적극 추진 지원 등을 호소하고 있다.

마포구도 한강벨트에 속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크게 뛰어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으로 묶이면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젊은층 유입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마포 전역에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도심 업무지역에서 가까워 직주근접(직장과 가까운 집)을 원하는 젊은 부부들은 물론 방송사 등이 밀집한 상암DMC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여기에 홍대앞을 중심으로 젊은 예술인들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도 마포구를 찾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기준 마포구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연령대는 30대(59건)가 가장 많았다. 40대와 50대 매입 건수는 각각 37건, 33건이었다.

이번에 마포구청장에는 유동균 민주당 후보(59·현 구청장), 박강수 국민의힘 후보(63), 조성주 정의당 후보(43)가 나왔다. 유 후보는 “더 잘하겠다”며 주택공급 확대와 재개발·재건축 신속한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 후보는 “더 좋은 마포를 만들겠다”며 ‘대한민국은 윤석열, 서울시는 오세훈, 마포구는 박강수’를 강조하고 있다. 조 후보는 “마·용·성이 아닌 ‘다양성’으로 불리는 마포를 만들겠다”를 기치로 내놓고 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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