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들이 불가사리를 700kg이나 잡은 이유
[경향신문]
“강릉 해중공원을 점령한 불가사리를 퇴치하라.”
‘강릉 해중공원’ 일대에 서식하는 아무르불가사리의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자 강릉시가 다이버들의 협조를 받아 본격적인 퇴치작업에 착수했다.
지역 다이버 20여명은 22일 오전 강릉 해중공원에서 2차례 퇴치작업을 벌여 700㎏의 아무르불가사리를 잡았다. 해양생태계 교란생물 중 하나인 아무르불가사리는 홍합과 전복, 담치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이 때문에 ‘바다의 해적’으로 불리는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다.
이날 퇴치작업에 참여한 다이버들은 “해중공원의 폐선 주변에 진주담치가 쫙 깔려 있어 이를 즐겨 먹는 아무르불가사리의 개체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이버들은 이어 “불가사리 개체수가 워낙 많아 지속적으로 퇴치작업을 벌여야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 것 같다”며 “그냥 방치할 경우 해중공원의 생물자원이 감소하는 등 생태계 파괴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릉시는 지역의 다이버들과 협의해 해중공원 일대에서 정기적으로 불가사리 퇴치작업을 벌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강릉시는 2013년부터 80억원을 들여 경포해변 북쪽에 있는 사근진 해안에서 3㎞가량 떨어진 바닷속에 해중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113㏊ 규모의 해중공원엔 800t급과 2400t급 폐선박 2척과 경장갑차 등 4종의 폐군수품 등 다양한 해중경관시설이 설치돼 있다.
폐선박 등이 어초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이곳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도 크게 늘어났다. 이후 해중공원을 찾는 다이버들이 크게 늘어나자 강릉시는 지난해부터 해중공원의 사계절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 영상엔 침선 어초인 ‘스텔라호’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해파리와 전갱이 떼 등 다양한 해양생물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일대에 아무르불가사리가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생태계 파괴 우려도 높아졌다.
지역의 다이버들이 최근 불가사리 퇴치작업에 적극 나서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연간 2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다이빙 명소인 해중공원의 생태환경을 지키기 위해 불가사리 등 유해 해양생물 퇴치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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