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계곡, 시(詩)심으로 물들다

박동필 기자 2022. 5. 22. 20: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초록이 짙어가는 장유계곡에 '사랑 시인'으로 알려진 한 시인의 경쾌한 낭송소리가 메아리쳤다.

최 작가는 "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아름다움의 실체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저의 화법으로 풀어낸 것이 저의 시다"며 "부디 이를 읽는 분들에게 공감과 함께 힐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2일 최치환 시인, 관객과 첫 낭송회
각박한 세태 뛰어넘는 귀중한 시간돼
정기 공연통해 지역의 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

‘나는 나무 당신이 그리워 몹시 그리워서/몸통에서 홍꽃을 피웠습니다/중략/나는 나무 그늘이 되기위해 /변치 않는 푸르름으로 잎을 피웠습니다(나는 당신의 나무 중에서)’

초록이 짙어가는 장유계곡에 ‘사랑 시인’으로 알려진 한 시인의 경쾌한 낭송소리가 메아리쳤다.

최치환 시인이 22일 시 토크쇼에서 관객들의 질문을 받고 자신의 시 세계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지역 문화활동 동호회인 문화실험연구소는 22일 오후 장유예술촌 문화실험실앞 전망대에서 낭송이 흐르는 시(詩)토크’를 가졌다. 첫 행사로 최치환(63) 시인이 사회자, 관객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유예술촌이 후원했다.

최 작가는 “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아름다움의 실체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저의 화법으로 풀어낸 것이 저의 시다”며 “부디 이를 읽는 분들에게 공감과 함께 힐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해지역의 시애호가 모임인 ‘온소리 시낭송회’ 회원들이 참여했다. 이 모임의 회원인 여채원(47)씨의 사회로, 최 작가와 회원들이 번갈아 시를 낭송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은은한 대금이 연주돼 한껏 흥을 돋궜다.

22일 장유계곡내 장유예술촌 전망대에서 최치환 시인(뒤쪽) 이 참석한 가운데 온소리 시낭송회 회원들이 최 시인의 시를 낭송하고 있다.


한 관객은 “시를 어떻게 쓰며, 전체 시에 흐르는 핵심 내용이 궁금하다”고 질문했고, 이에 최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쏟아져 나온 글귀를 메모했다가 틈이 나면 시를 완성하고 있다. 나의 시는 주로 사랑과 삶, 그리움 등으로 채워져 있다”고 들려줬다.

최 작가는 지난 10월 부산의 공감문학협회 주최 시 공모전에 당선(문학상 수상)되면서 등단했다. 작품은 ‘그대마음속에 내가 있다면’ 등 3편이었다.

등단은 늦었지만 최 작가가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까지 2000~3000편에 달할정도로 다작을 해왔다.

사랑의 기쁨, 설렘, 안타까움 등의 주제가 최 작가 시에 올곧게 녹아있다. 부인과의 연애시절 등도 감미로운 언어로 시를 장식하고 있다. 스스로도 ‘사랑을 노래하는 작가’로 불리기를 주저하지않는다.

그의 시에 깔려있는 에너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는 작사 작곡가로 지역에서는 꽤 명망이 높아다.

1987년부터 작사 작곡을 해왔는데, 91,92년 2년 간 MBC, KBS 대학가요제에서 모두 4명의 학생을 출전시켰으며, 이 가운데 1명이 KBS 가요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금상은 2등상이다.

금상 수상곡은 ‘슬픈사랑의 독백’이었다.

그의 창작세계는 평소 노랫말을 만드는 작사로, 또는 시로 왕성하게 표현돼 온 셈이다. 그의 인생이 음악과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어왔었기 때문일까. 그의 시에는 노래에서 느낄 수 있는 리듬감이 묻어난다. 음악의 운율을 실은 그의 시는 리듬을 타고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주거나 격려하는 강력한 시그니처로 다가온다.

시 토크쇼는 매달 셋째주 토요일 오후 2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최 작가가 주빈으로 참여하고, 때로는 지역이나 유명 시인도 초빙해 낭송회를 열기로 했다.

각박한 세태탓인지 시집이 덜 팔리고, 시인이 잊혀져 간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온 것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그러한 때 지역의 문화 동호회가 마련한 시낭송회는 저마다 묻어둔 시(詩)심을 일깨우고 ‘우리’라는 가치를 재발견하는 귀중한 시간으로 남을 전망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