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나라 짐바브웨 "상아 팔게 해달라" 호소하는 이유는?

김지원 기자 2022. 5.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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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톡톡]
지난 16일(현지 시각) 짐바브웨 국립공원 직원이 창고에 쌓여있는 코끼리 상아와 코뿔소 뿔을 취재진에 보여주고 있다./AP 연합뉴스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가 코끼리 상아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코끼리 관리 예산이 대폭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더타임스와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짐바브웨 국립공원과 야생동물관리국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유럽연합(EU) 국가 대사들을 초청, 밀렵꾼으로부터 압수한 코끼리 상아 등 130t가량이 쌓여 있는 창고를 보여줬다. 국제 범죄 조직과 관련된 밀렵 행위로 코끼리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1980년대 후반 이후 상아 등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야생동물의 특정 부위에 대한 거래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제한을 풀어달라는 것이다. 짐바브웨 당국은 “판매 수익금 전액을 야생동물 개체 수 관리와 국립공원 인근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코끼리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동물이다. 한때 아프리카 대륙에만 수백만 마리가 서식했지만, 현재 42만 마리(세계자연기금 통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짐바브웨에 10만 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짐바브웨가 ‘일회성 상아 판매’를 국제사회에 제안한 배경에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재정난이 있다. 짐바브웨에 사는 코끼리는 최근 매년 5% 정도 늘어나고 있는데, 외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돈줄이 말라 개체 수 관리를 위한 피임이나 재배치 등에 필요한 예산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불어난 코끼리 떼가 농장을 습격하고 사람을 해치는 경우도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코끼리를 집단 도살하는 ‘극약 처방’까지 논의됐다고 한다. 풀턴 만관야 짐바브웨 야생동물보호청장은 “코끼리 숫자가 늘면서 국립공원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며 “상아 판매는 이번 딱 한 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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