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첫 승 거둔 홍정민 "이제 조금은 박세리 같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태권 2022. 5. 2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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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강원)=뉴스엔 이태권 기자]

"이번 우승으로 조금은 박세리같은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홍정민(20)이 감격의 우승 소감을 밝혔다.

홍정민은 5월 22일 강원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결승전에서 루키 이예원을 1홀차로 따돌리고 KLPGA 투어 통산 첫 승을 차지했다.

이날 결승전에 앞서 열린 4강전에서 2차 연장끝에 임희정(22)을 꺾고 결승에 오른 홍정민은 17개 홀만에 결승을 확정 지은 이예원(19)에 3홀차까지 리드를 내줬다.

하지만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이어진 3개 홀을 내리따낸 홍정민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홍정민은 이후 전반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루키 이예원에게 1홀 차로 끌려다녔지만 마지막 2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만들었다.

홍정민은 "어려운 상대들과 플레이해서 좋은 결과가 있을 줄 몰랐는데 최선을 다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 온 것 같다"고 기뻐하며 "마지막 홀까지도 우승과 거리가 멀어보여서 실감이 안났다. 마지막 홀 세번째 샷을 하고 나서 우승 예감이 들었다.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홍정민은 김혜윤(33)프로의 아버지 김정호(63)씨를 캐디로 대동하고 출전했다. 홍정민은 "초등학교 5학년때 (김)혜윤 언니와 훈련을 같이 했는데 그때 처음 레슨을 해주셨고 스윙의 기본을 만들어주신 분이다"고 인연을 소개하며 "요즘 퍼터나 숏게임이 안 좋아서 배운다는 자세로 백한번 메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들어주셨다. 5일간 백을 메주시는동안 아침 저녁으로 퍼트를 점검해주시고 필드 안에서 라이도 상의했는데 경력이 많으셔서 그런지 멘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홍정민은 2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7차례 톱10에 들며 상금 순위 18위를 기록해 이번 대회에 첫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였던 강호들을 차례로 꺾으며 화제를 모았다.

2승 1무를 기록해 조별 리그 1위로 예선을 통과한 홍정민은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지난 시즌 대상을 수상한 박민지(24)를 맞아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둬 이변을 일으켰다. 이어진 8강에서는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상의 송가은(22)을 꺾은 홍정민은 이날 결승을 앞두고 2차 연장 끝에 지난해 KLPGA투어 인기상을 수상한 임희정(22)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홍정민은 "매 경기가 힘들었는데 4강전에서 붙었던 (임)희정 언니와의 경기가 가장 힘들었다. 제가 버디를 잡아도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 많이 힘들었다"고 밝히며 "16강에서 박민지 선수를 이기고 이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8강 상대가 (송)가은 언니여서 한번은 이겨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홍정민과 함께 지난해 KLPGA투어에 데뷔한 송가은(22)은 지난 시즌 신인왕을 거둔 바 있다.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과 관련해 홍정민은 "강심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표정이 없는 편이라 표정 변화가 적어 매치플레이에 유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릴 적 대전에서 학교를 다닌 홍정민은 '리틀 박세리'라는 별명이 있다.

홍정민은 "어릴 때 대전에서 학교를 다녔고 인상도 그렇고 샷하는 모습이 박세리 선수와 닮아 리틀 박세리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사실 와닿지는 않았다. 박세리 선수처럼 되고 싶은데 너무 신적인 존재라 내가 과연 그런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싶었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은 박세리같은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이 생겼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실력이 준비되는대로 미국에 진출할 생각이 있는데 미국 무대에서도 잘하면 박세리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LPGA투어 첫 승을 따낸 홍정민은 계속 성장하고 싶다는 다부진 포부도 전했다.

홍정민은 "매년 발전하고싶어 겨울에 이것저것 실험을 많이 해보느라 시즌 초반에 성적이 좋지 않았다. 작년에도 여름이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고 밝히며 "순간을 모면하는 선수가 아니라 계속 성장해나가는 탄탄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샷은 조금 되는 것 같은데 숏게임을 보완해야 한다. 숏게임만 조금 보완하면 한 시즌에 몇 승씩은 거뜬히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홍정민은 "막연히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으니까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아니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신경썼던 퍼터가 잘되면서 앞으로 조금 나은 경기를 펼치지 않을까 싶다"는 '근거있는 자신감'으로 당차게 프레스룸을 빠져나갔다.

(사진=홍정민/KLPGA제공)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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