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선언에 '핵 방어'첫 명시..축소된 연합훈련 확대한다

박인혜,김규식,한예경,김성훈 2022. 5. 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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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한미정상회담 마무리
방산FTA·원전공동진출 성과
오산 공군기지 양국장병 격려

◆ 한미정상회담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를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전송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이 부대를 방문한 건 한미 간 강력한 안보동맹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안정을 지켜내는 것은 전 세계 평화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공동성명에는 북한 핵위협엔 핵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로써 새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을 포함해 바이든 대통령의 2박3일간 방한 일정이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오산기지 한미 장병들에게 "여러분의 우정과 우의가 한미동맹의 힘"이라고 격려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의 조율이나 통합은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굉장히 중요한 목표"라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특히 전날 한미정상회담 직후 마련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고, 글로벌 공급망 관리와 경제협력 등을 골자로 한 경제안보 협력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원전 공동 수출과 국방 자유무역협정(FTA)이라 불리는 한미 간 국방상호조달 논의 개시 등은 한국이 얻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두 정상은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표현하며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저녁 입국한 바이든 대통령은 3일간 일정 내내 윤 대통령과 최소 하루에 한 번 이상 만나며 끈끈함을 과시했다.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직후 곧바로 이뤄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동 방문부터 21일 소인수 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만찬에 이어 22일 오산 공군기지 방문까지 두 정상이 함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환대에 감사를 표하며 미국 방문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헤어지면서 서로 간에 '엄지척'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참모는 에어포스원 이륙 직전 대통령실 측에 연락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한을 '진정한 유대(genuine connection)'가 형성된 '행복한 방문(happy visit)'이었다고 평했다면서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impressed)'고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일정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에서도 2박3일간 머물면서 23일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선언한다. 이 회의에는 윤 대통령이 영상으로 참석한다.

[박인혜 기자 / 도쿄 = 김규식 특파원]

한미공동성명에 '핵 방어' 첫 명시…축소된 연합훈련도 확대

'핵에는 핵' 대북 초강수

확장억제협의체 5년만에 재개
美전략자산 적시 전개도 합의

尹 "北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
바이든 "金, 진지해야 만날것"
한일관계 개선엔 원론적 언급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함께 찾아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관 폴 러캐머라 대장(유엔군·연합사령관 겸직·맨 오른쪽)과 공군작전사령관 최성천 중장(맨 왼쪽)이 배석했다. [이승환 기자]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한의 핵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 '핵'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공동성명에 적시했다. 핵 억지능력의 최상급인 '핵에는 핵' 대응 방식을 천명한 것으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해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을 사용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통상 "가용한 모든 역량을 활용한 확장 억제"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는데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확장 억제 수단(전력)으로 '핵·재래식·미사일 방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이 같은 표현은 양국 국방부 장관이 매년 말 개최하는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포함된 바 있지만 정상급에서 성명에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최근 북한뿐만 아니라 러시아·중국 등에서도 핵 위협이 고조되면서 핵 사용에 대한 모호성을 폐기하고 유사시 적국이 미국과 동맹에 대해 핵 공격을 하려 할 때 선제 공격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마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정상이 공동으로 북한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또 이른 시일 내에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EDSCG는 한미 외교·국방당국이 확장 억제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이 회의에서 구체적인 억제 전략이 나오게 된다. EDSCG는 2016년 12월 출범했으나 문재인정부 들어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2018년 1월 2차 회의를 끝으로 중단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동 기자회견에서 "필요시 미국의 전략자산 적시 파견을 조율하면서 추가 조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확인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은 또 북한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에 대응하는 연합훈련 필요성과 미국 측 전략자산의 전개 방안도 다뤘다. 북한이 핵 사용 문턱을 낮추고 있는 만큼 핵 공격에 대비한 양국 연합훈련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양국 정상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동성명에도 "양 정상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연습, 훈련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하면서 그동안 축소돼온 한미연합훈련 확대 실시는 물론 해외 참여 훈련도 대거 부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성명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들어갔지만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비전통적 전술인 '사이버 위협' 강화를 우려해온 미국은 선언문에도 양국 공동 대응을 명시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코로나19 지원 가능성은 낮게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가능성을 두고 "내가 북한 지도자와 만날지는 그가 진실하고 진지한지에 달렸다"고 대답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윤 대통령과 그 문제를 논의했고 일본 방문에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한·미·일이 경제·군사적으로 긴밀한 삼자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예경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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