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경, 50대에 만난 연기 터닝포인트 (인터뷰)
배우 전수경이 1세대 뮤지컬 배우에서 한 시리즈의 주역까지 다양한 행보로 대중을 즐겁게 만드는 중이다. 전수경이 그려낸 50대 여성의 사랑과 삶의 이야기는 유독 특별했다.
최근 전수경은 서울 모처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근황에 대해서 전수경은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 시리즈를 끝나고 차기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수경이 주연을 맡은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특히 남편이 한국으로 돌아온 후로 가족들과의 시간을 즐기는 중이다. 전수경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남편이 제게 '사랑에 빠진 눈빛을 봤다'고 해서 당신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또 실제 딸과 드라마를 함께 지켜보면서 모녀간 대화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50대에 만난 연기 터닝포인트
전수경에게 '결사곡' 시리즈는 새로운 연기 터닝 포인트가 됐다. 그간 다수의 드라마로 대중을 만났지만 장편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이끌면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게 됐다. 전수경은 '결사곡'이 갖는 의미에 대해 "너무나 각별했다. 그전 제가 해왔던 색깔과 달랐다. 장편 드라마에선 주인공이 처음이다. 제겐 너무 의미있었다"고 여운을 되새겼다.
"50대의 러브스토리가 있었어요. 너무 연기하면서도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우리나라 콘텐츠들에는 멜로의 다양성이 부족했다고 느꼈어요. 이 가운데서 우리같은 50대의 이야기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일 수 있었죠. 전노민씨는 실제로 극중처럼 동갑이에요. 50대 배우들이 주인공을 서폿하는 역할만 하다가 그들 나름대로 메인 스토리를 갖게 됐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길 바라요."
전수경이 맡은 이시은은 극중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결심한 후 새로운 사랑을 찾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전수경의 밀도 높은 감정 연기가 이시은을 꾸미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시리즈 전반적으로 멜로와 감정신을 그려내면서 중년의 로맨스를 펼쳤고 성공적으로 연기 변신을 마무리했다.
그가 세 번째 시즌에서 연기적으로 중점을 둔 포인트는 멜로다. 새로운 환경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달콤한 분위기를 자아내야 했고 시각적으로도 캐릭터에 변화를 줬다. 수수한 패션을 즐겨 입었던 지난 시즌들과 달리 이번 시즌에서 이시은은 고가의 명품 패션들을 선보이면서 보는 재미를 고조시켰다.
시청률 하락, 아쉽지만 어쩔 수 없어
기자가 실제로 만난 전수경은 극중 이시은처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성격이었다. 전수경 역시 자신과 이시은의 공통점을 '가족애'로 꼽았다. 그는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저랑 닮았다. 또 배려와 존중, 연민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이 많이 닮았다. 다른 점이라면 아무래도 이시은보다 다혈질이다. 운전할 때도 화를 낸다. 또 저는 많이 웃고 제 감정을 표현하려 한다"면서 쾌활한 면모를 보였다.
다만 시청률과 화제성 부분에서는 지난 시즌에 비해 하락했다. 시즌2 최종회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6.6%를 기록했다. 시즌3은 같은 기준 시청률 10.4%로 집계됐다. 전수경은 "시청률은 너무 아쉽다. 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배우도 바뀌고 많은 영향을 줬다. 또 주 1회 방송을 하다 보니까 맥이 끊겼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안타까울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극 말미 연인으로, 또 부부로 호흡한 문성호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들을 수 있었다. 전수경은 문성호를 두고 '고마운 짝'이라고 표현하면서 "서반 캐릭터가 워낙 역대급이다. 시즌3, 여주인공 3명에게 '주입식 미남'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문성호가 오히려 노련하게 표현했다면 캐릭터 자체 맛이 안 살아났을 텐데 신선함이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수경이 밝힌 '결사곡' 시즌4 가능성
세 번째 시즌이 열린 결말로 끝난 만큼 시청자들에게 시즌4 가능성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수경은 조심스럽게 "(새 시즌을) 할 수도 있겠다. 제 마음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할 얘기가 많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들 하지만 제 인생 캐릭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응원도 많이 받았다. 당연히 저를 불러주시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피력했다.
임성한 작가의 자세한 대본 묘사는 캐릭터를 입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됐다. 전수경은 임성한 작가 특유의 대본 말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쓰여진 것에 충실하고 선명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또 박주미와 이가령까지 세 여배우의 의기투합이 좋은 시너지를 냈다. 실제로 세 배우가 함께 모여 연습에 매진하면서 각오를 불태웠다는 후문이다.
전수경은 "따로 셋이 만나서 연습을 하면서 팀워크가 처음부터 잡혔다. 이가령에겐 조언을 해주면서 끈끈해졌다. 이가령은 전원일기처럼 같이 하고 싶다더라.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비슷하다. 30, 40, 50세대 간 사랑과 결혼을 여성 중심에서 풀어낸 작품이 많지 않다. 그런 부분이 시리즈로 갈 수 있는 힘이 되기 위해서 잘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전수경은 연기가 천직이라면서도 고충을 토로했다. 긴 촬영 기간 동안 체력적, 감정적으로 자신을 쏟아붓는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듦 속에서 나오는 희열과 보람이 그를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었다. 또 노력을 알아봐 주는 시청자들과 관객이 전수경을 전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제겐 진정성이 있어요. 어떤 역할도 이해가 안 되면 하지 않아요. 늘 저만의 사연, 전사를 넣어서 연기를 하려고 해요. 준비를 허투루 하고 '나 정도면 됐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장르를 해도 진실성 있게 하자는 게 제 강점입니다. 제겐 오래된 목표가 있어요. 칸, 아카데미를 가는 게 꿈이에요. 상을 받지 않아도 배우로서 그런 순간과 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뤄보고 싶어요."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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