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바이든 만나 "美에 50억불 추가 투자"..총 100억불대(종합2보)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2일 미국에 50억 달러(6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발표한 투자계획까지 포함하면 현대차그룹은 1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를 미국에 투자하게 된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영어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연설은 미국 백악관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5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우리 고객들에게 더 많은 편의와 안전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두 합하면 우리의 새로운 미국 투자액이 100억 달러가 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객들에게 혁신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노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2030년까지 미국에서 40∼50%를 친환경차(ZEV)로 판매하기로 한 바이든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돼있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면담 기회를 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그간 미국 시장에서 쌓아온 현대차그룹의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방한 중 저와 만나는 시간을 마련해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정말 영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40년 가까이 10만명이 넘는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자랑스러운 기업시민이 돼왔다"고 강조했다.
전날 발표한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했다.
정 회장은 "어제(21일) 우리는 전기차 전용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55억 달러 규모로 조지아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미국에 짓는 첫 전기차 전용공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지아의 새 공장에서 미국 고객들을 위한 고품질의 전기차를 생산함으로써 우리가 미국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리더가 되도록 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측의 면담은 당초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되는 등 각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만남은 당초 10여분 정도로 예정돼있었지만 환담과 언론 영어 연설, 추가 환담 등으로 이어지면서 총 50분가량으로 늘어난 가운데 진행됐다고 현대차 측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정 회장은 이날 밝은 표정을 띠고 연설장소로 함께 이동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또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면서도 나란히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정 회장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근함을 표현하는 장면이 눈에 띄기도 했다.
특히 이날 면담에서는 과거 만남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3년 방한 당시 정 회장을 만났으며 정 회장이 찍은 사진을 보내줘 기뻤다는 일화를 소개했다고 현대차 측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인 2013년 방한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만난 이후 연세대 체육관에서 연설행사를 가졌고 이 자리에는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 회장도 참석해 만난 바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6조3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어 이날 정 회장이 발표한 투자계획까지 합하면 2025년까지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액은 약 13조원 규모가 된다.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조지아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을 새로 설립하게 된다. 아울러 신설 전기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도 갖추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3월 미국 내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생산설비 향상과 전기차, 수소, 도심항공,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 74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전기차 전용공장 등에 대한 투자에 별도로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까지 합쳐 이번에 밝힌 투자액은 훨씬 늘어난 규모다.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제2의 앨라배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기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국내 전기차 분야에는 2030년까지 21조원을 투자해 국내에서 14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해외 투자는 현지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요를 증가시켰으며 그 결과가 국내 생산과 수출 증가, 국내 부품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성장구조를 형성해왔다"며 "완성차 및 신사업 관련 해외 현지 투자는 국내 광범위한 연관산업의 성장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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