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공장 찾은 첫 美대통령.. 안보 넘어 기술동맹 '상징적 장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첫날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은 것은 한미 기술동맹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그동안의 안보동맹에서 기술분야까지 확대된 상징적 장면이란 분석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직접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 주도의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려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삼성전자에 협력을 당부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향후 미국의 동맹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반도체 선진국인 한국이 핵심 축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통해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배터리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경제안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파트너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20일 평택캠퍼스 방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안내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주요 고객사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도 공장을 함께 둘러봤다. 반도체 설계 등 시스템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미국과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한국의 기술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의 반도체 시제품을 소개했다. 3나노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를 제치고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양산에 돌입한다. 3나노 GAA는 전류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선해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전력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핀펫 기반 5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30% 향상되며 전력소모는 50%, 면적은 35% 감소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가지고 챙기는 만큼 향후 미국 내 투자에도 상당한 인센티브를 요구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섰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과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우리 기업인들이 큰 활약을 펼치면서 우리 정부의 정책지원도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