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면 잇몸..신진호 해법 찾은 포항
[스포츠경향]
올해 K리그1에서 승승장구하던 포항 스틸러스는 봄바람이 부는 5월 ‘캡틴’ 신진호(34)의 이탈이라는 변수에 휘말렸다. 장기 이탈을 각오해야 하는 큰 부상은 아니라지만, 그의 출전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경기력과 성적은 김기동 감독이 한숨을 내쉬기에 충분했다. 신진호가 팀 동료들의 플레이를 조율하고, 결정적인 순간엔 절묘한 장거리 패스까지 책임지는 포항 전술의 뼈대나 다름없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밤잠을 설치며 번민하던 김 감독이 내놓은 해답은 역할분담이었다. 이적시장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선수를 데려올 수도 없는 만큼 기존 선수들의 장점만 묶어 신진호의 빈 자리를 메우겠다고 다짐했다. 2-0으로 승리한 지난 2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는 그 변화의 시작을 알린 첫 무대였다.
김 감독은 이수빈(22)과 이승모(24)를 올해 처음 더블 볼란치로 기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수빈은 신진호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대안으로 뛰었던 선수다. 어느 정도 예상되던 카드였지만, 이승모는 깜짝 기용에 가까웠다. 지난해부터 제로톱으로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던 이승모가 중원 싸움에 가세하면서 활기를 되찾은 것이다. 이승모가 상대의 반격을 끊어내는 투사이자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었고, 이수빈은 롱패스로 포항 특유의 속도를 책임졌다. 실제로 이승모와 이수빈은 상위권에 뿌리를 내린 인천을 꽁꽁 묶으면서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는 밑바탕이 됐다.
이수빈과 이승모의 기용 효과는 기록에서도 확인됐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인천 핵심 미드필더인 이명주와 아길라르는 포항전에서 각각 19번씩 공을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그나마 아길라르는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끄는 선수라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명주는 자신의 시즌 평균 기록(11회)보다 8번이나 더 많이 빼앗겼다. 신진호가 뛰었던 지난 3월 1일 첫 맞대결과 비교해도 차이는 눈에 띈다. 당시 전반전만 뛴 이명주는 8번 공을 빼앗겼는데 출전 시간이 절반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날 19회는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이수빈과 이승모는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이수빈은 51번의 패스를 시도해 43회(84%)를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득점에 가까운 찬스도 2번이나 만들어냈다. 이승모 역시 높은 패스 성공률(90%)에서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신진호의 장기인 롱패스(평균 7.8회·K리그1 전체 1위)에선 이수빈과 이승모가 각각 9회와 7회를 성공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김 감독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수빈이와 (이)승모의 케미스트리가 폭발했다”고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은 이수빈과 이승모가 장기적으로 포항에 꼭 필요한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종아리에 불편을 호소한 신진호가 복귀를 서둘러야 하는 부담도 덜었다. 김 감독은 “(신)진호 스스로가 안심할 때까지는 경기 출전을 언급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앞으로 정규리그에 남은 24경기를 감안할 때 수빈이와 승모가 로테이션 역할도 해줄 수 있어 고맙기만 하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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