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만 보고 데려왔는데..공수에서 든든한 '우승포수'

노도현 기자 2022. 5. 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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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포수 김민식과 타자 김민식. SSG 랜더스 제공


“여기 와서 공격이 더 좋아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데….”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10일 KIA와의 트레이드로 합류한 포수 김민식(33)을 두고 말했다. 도루 저지를 비롯한 수비 강화를 중점에 두고 영입한 만큼 타격은 기존 수준만 유지해도 만족한다고 했다. 김민식은 올 시즌 트레이드 전까지 KIA에서 타율 0.241(54타수 13안타)를 기록했다. 이 시기 SSG 포수들이 1할대에 허덕였다는 점에서 SSG에겐 2할4푼도 감지덕지였다.

기대를 완전히 접은 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팀에 합류하면 좀 더 자신감 있게 임하게 된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미친다면 좀 더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대하는 건 수비이지만, 타격에서도 ‘트레이드 효과’를 노려볼만 하다는 얘기였다.

SSG 포수진 지각변동이 일어난지 2주에 다다른 지금, 김민식 트레이드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이재원과 번갈아가며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는 가운데 예상 밖으로 방망이가 뜨겁다. 김민식은 이적 후 10경기에서 타율 0.391(23타수 9안타)를 기록 중이다.

아직 SSG 마운드와의 호흡이 익숙하지 않은 만큼 구단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도루 저지는 가장 최근 경기인 22일 인천 LG전에서 처음 나왔다. 도루 허용의 책임이 포수 뿐 아니라 투수에게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블로킹과 포구가 불안하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까진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공격력은 기대 이상이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경기만 3경기다. 지난 15일 인천 NC전에서 이적 후 첫 안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로 감을 찾더니 이튿날 6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1일 인천 LG전에서는 4차례 타석에 나서 적시 2루타를 곁들여 안타 2개를 쳤다.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 3출루 경기까지 완성했다. 이날 이적 후 9경기 타율은 4할을 찍기도 했다. 22일 LG전에서는 방망이가 잠시 쉬어가는 대신 볼넷 1개를 골라냈다.

반짝 트레이드 효과로 트레이드 성패를 단정할 순 없다. 다만 현재 김민식이 공수에서 힘을 보태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김민식은 SSG 전신 SK에서 KIA로 이적한 첫해인 2017년 처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통합우승을 이끌며 ‘우승포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는 우승을 갈망하는 SSG에서 별명 굳히기를 노린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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