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공교육 예산 넘쳐나는데..수업시간은 OECD 최하위권

김제림 2022. 5. 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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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인당 공교육 지출액
OECD 평균보다 31% 높아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세
사교육비 21% 늘어난 23조

◆ 교육예산 첫 100조 ◆

#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A씨는 대면수업이 재개돼 아이가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는 것에 감사하지만, 한 가지 불만이 있다. 바로 오전 9시에 수업이 시작해 낮 12시에 하교한다는 것이다. A씨는 "점심시간까지 합하면 거의 학교에서 2시간30분 정도만 공부를 하고 오는 건데 학습 시간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유치원에 다닐 때는 오후 3시까지 있다가 왔는데 이제는 금방 집에 오니 학원에 안 보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때문에 공교육 예산은 매년 큰 폭으로 뛰고 있지만,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이에 비례해서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례해 높은 수준인 초·중등학교 교육비 예산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대비 현저히 짧은 수업 시간은 사교육비를 늘리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 대비 21% 늘어난 23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OECD 초등학교 연간 필수수업 시간은 807시간인 데 비해 한국은 655시간에 불과했다. 미국은 973시간, 호주는 1000시간이었다. 한국보다 연간 필수수업 시간이 작은 나라는 라트비아(599시간), 리투아니아(645시간), 폴란드(567시간) 세 나라에 불과했다. 중학교 연간 필수수업 시간도 OECD 평균이 923시간이었는데, 한국은 842시간이었다.

학생 1인당 공교육 지출액은 초등교육이 1만2535달러로 OECD 평균(9550달러)에 비해 31% 높은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수업 시간은 짧아 하교 후 사교육 증가의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한국에서도 수업 시간을 늘리고자 한다면 늘어나는 수업 시수에 맞춰 교사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면서 "교과 담당 교사를 더 많이 채용할 수 있다면 학교에서 다양한 학습을 시킬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공교육 예산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늘어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도 문제다.

2016년에서 2020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4% 늘었는데, 2016년 2%에 불과했던 중3 국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20년엔 6.4%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4.9%에서 13.4%로 급증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비대면 수업이 기초학력 저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그 이전부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왔다"고 설명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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