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실종, 색깔론에 막말 공방..서울시교육감 선거전 첫 주말

남지원 기자 입력 2022. 5. 22. 16:57 수정 2022. 5. 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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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집배원이 투표안내문 및 선거공보물을 우편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첫 주말을 맞아 서울시교육감 후보들도 곳곳에서 유세를 펼쳤다. 그러나 일부 후보들은 정책 경쟁보다는 ‘반 전교조’ 공세와 색깔론에 집중했고,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진영에선 후보들간 ‘막말 논란’까지 불거져 교육자로서의 자질조차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2일 각 후보들에 따르면 주말 동안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전통시장과 번화가, 공원, 종교시설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후보는 교원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공격하는 데 집중하거나 지난 정부와 시민단체 등을 ‘좌파’라고 비난하는 등 색깔 공세에 나섰다. 조전혁 후보는 지난 21일 강남구 수서역 사거리에서 “문재인 정권은 민노총, 전교조, 참여연대 등 좌파 일색이 중심이 되고 그들의 특권이 용인되는 세상이었다”며 “전교조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조전혁”이라고 말해 지지자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박선영 후보도 “우리 아이들을 전교조와 조희연으로부터 구해내는 데 힘을 모아달라”며 유세를 벌였다. 조영달 후보는 ‘정권교체 됐다, 교육교체 하자’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 18일 “정책선거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에 역행하고 교육적이지도 않다”며 전국 보수교육감 후보들에게 전교조 공격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념 공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교육감 선거가 코로나19 장기화로 불거진 학생들의 정서·학력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논의하는 장이 될 거라 기대했는데 매우 아쉽다”며 “시대착오적인 진영논리로 표를 얻으려 하는 것은 교육수장으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 후보 간 ‘막말 논란’도 불거졌다. 박선영 후보는 이날 조전혁 후보의 육성이 담긴 녹취를 공유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녹취에는 조전혁 후보가 조영달 후보와의 통화에서 박선영 후보를 ‘미친X’이라며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 후보는 “나만 보면 누님, 누님 해대던 그 입으로‘미친X’라니”라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온갖 마타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한다”고 했다. 그러자 조전혁 후보가 조영달 후보에게 녹취 공개의 책임을 돌리고, 조영달 후보는 “정치공작 그만하라”고 맞서는 등 이전투구가 벌어졌다.

색깔론과 막말 공세가 오가면서 정작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정책은 유세에서도, 토론에서도 사라졌다. 후보들이 저마다 내건 교육공약은 있지만 유권자들에게 공약을 설명하거나 후보 간에 검증이나 토론이 오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현직 프리미엄’을 업고 있는 조희연 후보는 이날 최보선 후보와 교육정책연대 협약식을 열고 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학습지원 시스템 구축, 교사 자율성 및 교권회복, 학교급식 질 향상, 경제약자 학습지원기금 조성 등 4가지 공통공약을 발표하며 진보진영 결집을 시도했다. 조 후보 측은 “인위적 단일화가 아니라 교육정책 연대이며, 정치가 아닌 교육을 중심에 놓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후보라면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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