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아이들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시간[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스포츠경향]
아이들과의 만남이 점점 깊어지면서 생각만 해도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선생님을 집에 데려가고 싶다는 애교 많은 정현이(가명), 작은 몸집으로 선생님을 항상 감싸안아 주는 사랑스러운 채린이(가명), 새로운 만남에 마음 문 열기를 준비하고 다가오는 멋진 온율이(가명), 혼자보다 어울림을 알아가고 있는 착실한 찬열이(가명), 동생들을 향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효석이(가명)까지 모두들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던 초기에는 나름 정해진 형식적인 틀 안에서 인지역량 향상을 위해 아동들을 지도하는 교사의 역할만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인지·학습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사회 적응력에 대한 지도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동마다 다른 환경 속에서 나타난 다양한 문제가 서로 연결돼 있어 인지·학습과 정서·사회 적응력은 동시에 살펴 봐줘야 하는 영역이었습니다.
이에 아동들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맺어진 관계성에서 그 친구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접근해야 하는 교사의 자세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아동권리보장원의 교육이나 시·도지원단의 슈퍼비전과 연구모임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지도 방법, 사례 공유 및 적용 등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아이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힘을 얻었습니다.
‘나답게 시간’에 만나는 우리 아이들은 우선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부족한 기초학습의 역량을 키우도록 개발된 교재를 중심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현 학년의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들에게 기본 이론뿐만 아니라 놀이를 통한 반복학습으로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하여 앎의 즐거움을 전해 줍니다.
한편 센터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아동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정서발달과 사회적 관계기술 습득을 위해서는 아동과 센터 선생님과의 관계가 중요함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함께 학습 태도나 변화된 아동 정보를 공유하며 아이에게 행동 수정을 위한 적절한 방법을 이야기 나누곤 했습니다.
작년에 처음 만났던 정현이(가명)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말하기에 자신감이 없고 거기서 오는 위축감 때문인지 다른 아동들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문제 상황을 센터 선생님들과 공유하며 아이에게 ‘공감하기’와 ‘감정 표현하기’ 등 사회적 기술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나답게 시간에 선생님보다 말을 더 많이 하려는 친구가 됐고, 다른 아동들과 있을 때에도 더 밝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동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며 위로해 주는 시간들이 쌓여 그 안에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현장교사 선생님이 마중물처럼 주는 약간의 긍정적인 자극으로 조금씩 변화되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시 현장교사 선생님들에게 되돌아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지난해부터의 만남에서 시작된 작지만 희망적인 변화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김경희(현장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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