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 종 만든 장인은 후배에게 어떻게 기술을 전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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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전통 종 장인들은 1300여년 전 '에밀레종'(성덕대왕 신종)을 만든 신라 장인의 후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원로 전통 장인과 신진 현대 공예가가 각각 작품을 만들고 전통 기술을 전수해 응용하는 제작소 공방의 작업 과정을 재현해 보여주는 특별한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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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식 명인과 이준식 작가 작업현장 옮겨 전시
오늘날 한국의 전통 종 장인들은 1300여년 전 ‘에밀레종’(성덕대왕 신종)을 만든 신라 장인의 후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쇳덩어리를 어떻게 갈고 다듬어 모양을 낼까? 후배 공예가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기술을 가르치고 전승할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공예전시 마당이 서울 평창동에 펼쳐졌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 공예주간’을 맞아 원보현공예문화연구소(WBHLab)가 평창동 갤러리 매스에 꾸린 기획전 ‘제작소 프로젝트’다.
완성된 창작 공예품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다. 원로 전통 장인과 신진 현대 공예가가 각각 작품을 만들고 전통 기술을 전수해 응용하는 제작소 공방의 작업 과정을 재현해 보여주는 특별한 전시회다. 지난 60여년 동안 서울 보신각 종 등 전통 양식의 종 8천여점을 만든 국가무형문화재 주철장 원광식(80) 명인과 금속 물성을 이용해 다양한 조형 작업을 해온 공예가 이준식의 작업 현장을 고스란히 옮겨 주조 과정과 작업 도구 등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원 명인의 공방에서 이 작가가 넉달 동안 국내 최고 주조 기술을 배우며 선대 장인들의 기법과 예술혼을 전승하는 과정이 함께 소개되며, 두 작가의 제작소 현장을 담은 노세환 작가의 영상도 상영한다.
딸림 행사로 23일 오후 1시 충북 진천군에 있는 원 명인의 작업실 ‘성종사’에서 공개 시연회(오픈 워크숍)가 마련된다. 원 명인이 범종을 만들며 쌓은 기술력과, 신진 공예가의 길에 들어선 이 작가의 패기와 조형감이 어우러져 새 형태의 ‘풍경’이 완성된 과정을 보여주는 자리다. 원 명인의 딸로 진천종박물관 학예사를 지낸 원보현씨가 전시 디렉터를 맡았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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