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키맨' 된 이재용에..사면론 탄력받나

박성의 기자 2022. 5. 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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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부회장, 바이든 직접 수행하며 투자 약속..재계에선 광복절 특사 가능성 거론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시찰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고인 신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 부회장을 만나 반도체 개발 협력을 강조하면서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커지자 정‧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사면해 경영 보폭을 넓혀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지난 20일 한국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이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 첫 일정으로 기업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재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은 가장 큰 이유가 '경제 협력'이라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평택을 찾아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수행했다. 당초 이날은 이 부회장의 재판 일정이 잡혀있었다. 이 부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피고인이 긴급 상황으로 출석이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부회장은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두 분을 직접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선진화된 제조 공장인 평택 반도체 캠퍼스에 와 주신 것에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25년 전에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한 세계적 기업"이라며 "우리는 이런 우정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계속 발전시켜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별도의 통역 없이 바이든 대통령과 환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비즈니스 박사 과정을 수료해 영어가 능통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의 미국 내 투자에 대해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을 만난 윤 대통령도 한‧미 경제 협력의 핵심이 반도체라며, 삼성전자의 역할을 연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공동시찰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과 미국의 산업과 테크놀로지(기술) 동맹의 현장이다. 그리고 반도체가 한‧미 동맹의 핵심"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와 정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 부회장 사면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광복절 특사로 이 부회장을 사면하고, 이 부회장이 국내외 투자 및 채용 등에서 '통 큰 결정'으로 화답하는 시나리오다. 국민 여론도 나쁘지 않다. KSOI가 TBS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이 부회장의 사면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68.8%, 반대한다는 23.5%로 집계됐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21일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재용 부회장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하는 모습이 참 보기 딱할 정도로 안쓰럽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사면·복권이 되지 않아 피고인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말 두 마리로 엮은 그 사건은 이제 풀어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부회장 사면을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1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부회장의 광복절 사면 여부를 놓고 이야기가 나왔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한‧미동맹의 정상회담이었고 거기서 다룰 복잡한 이슈와 현안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용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안심번호 무선 자동응답방식(ARS) 10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7.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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