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정우성 "우리 둘만 좋은 영화, 안 된다" 역시 이정재의 파수꾼 (칸 인터뷰)
[칸(프랑스)=뉴스엔 글 이재환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이정재 정우성 우리 둘만 좋아 보이면 안 되잖아요.”
“처음엔 절대 출연 제안하지 말라 했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결국엔 한바구니에 담아도 후회가 없겠다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
“칸에 와서 좋은 점? ’헌트’가 와서 칸이 좋은 것 아닌가요.”
배우 정우성이 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 기자들 웃음이 터졌다.
인터뷰를 당하는 정우성은 무척 진지했다. 짧은 사색 뒤 나온 답은 함축적이었다. 의미를 파악하고 원하는 답 이상의 무언가를 내놨다. 질문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답이었다. 물론 정답이 정해진 질문도 아니었지만.
국제스타 이정재가 메가폰을 잡은 장편 상업 영화 ‘헌트’가 지난 5월19일 칸에서 세계 최초 베일을 벗었다. ‘헌트’는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5월21일 프랑스 휴양도시 칸 시내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헌트’ 인터뷰에서 주연배우 정우성은 감독으로 데뷔한 이정재에 진심 어린 축하와 함께 23년 절친인 “글로벌 스타 이정재 친구 덕에 편하게 다니고 있다”고 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이정재가 “내가 정우성을 가장 멋있게, 무조건 멋있게 찍는 감독이 되겠다는 신념으로 영화를 찍었다”고 전하며 이어 “’애정필터’를 장착했다는 이야기까지 돈다. 진짜 멋지게 나왔다”고 하자 정우성은 “감사합니다”라면서도 진중했다.
정우성은 “스파이물이고 두 남성 캐릭터가 행하는 행위에 멋이란 단어 보다는 호감이 가야 한다"며 "배우나 감독이 작업을 할 때 누구나 하는 첫 번째 숙제가 있다.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사실은 이정재와 정우성이 하는 것이다. 그게 좋아 보이면 안 된다고 했다. '둘만 즐기고 있네' 하면 안 되지 않나. 치열해야 한다. 치열함이 두 캐릭터 사이에서 계속 긴장감을 조성하고 그랬을 때 대립각 안에서의 모습과 그런 것들이 상황적인 분위기가 멋스럽게 전달될 수 있다고 봤다"고 영화에 대한 호평에 경계를 드러냈다.
절친 이정재가 준비하던 영화 ‘헌트’ 출연 제의에 정우성은 “절대 제안하지 말라고 했다”고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우성은 "23년간 사실은 많은 다른 기획도 있었고 의기투합해서 시나리오 개발도 해봤다. 마음만 가지고 어떤 일을 진행할 순 없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둘의 어떤 캐릭터가 공존할 수 있는 그런 밑받침이 시나리오다. '남산'(‘헌트’ 원제)을 처음 봤을 때 불안한 요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판권을 계약하고 처음에는 프로듀서로서 참여할 생각으로 개발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좋아서 '오케이 이 정도면 됐어' 라고 섣불리 시작하면 위험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옆에서 자꾸 사감이 섞이지 않는 자세로 조언을 해줬다. 첨언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영화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고민 끝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정우성은 "사실 처음부터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조심스러웠다. 우리의 의미만 보이는 작품이 되면 안 된다. '23년 만에 이정재와 정우성 조우', 그런 건 우리만의 의미다. 영화가 잘 됐을 때 그런 의미가 새삼스럽게 더 돋보일 것이다. 그 의미가 앞서서는 안 된다. 그런 마음에서 조심스럽게 생각했다. 긴 시간 동안 작업이 이뤄지고, 우여곡절 끝에서 사나이픽쳐스를 만나고, 연출을 (이정재)본인이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이쯤 되면 한 바구니에 담아서 계란이 다 깨져도 후회없이 해보자 했다"고 말했다.
친구가 아닌 '감독 이정재'에 대해 정우성은 "(이정재)본인 스스로의 성격이 되게 섬세하고 판단에 있어서도 맞는지 계속해서 돌아보고, 되새겨보고, 악의는 없는지 찾아본다. 작업에도 고스란히 그런 모습이 담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이 그러면 작업이 진행이 더뎌서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할 일이 점점 늘어난다. 그러면 감독은 외로워지고, 고독의 시간을 갖는다. 그 고독을 자기의 집념으로 어떻게 이겨내느냐. 잘 싸워서 이겨낸다. 작품이 그걸 얘기해준다"고 그간의 작업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정우성은 자신이 연기한 ‘정도’ 역에 대해 "신념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적 배경 안에서 신념을 지키려는 외로운 사람"이라며 “한 인간이 가져야 할 신념이 어떤 시기에 놓였느냐에 위험한 행위를 도출할 수도 있다. 갈등과 고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했다.
또 “한국 역사 안에서 어떤 시기지만 허구의 스토리이지 않나. 두 인물이 그런 시간대의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펼쳐질까 하는 스토리다. 그렇기에 그 안에서 엔딩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뉴스엔 이재환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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