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주연한 정우성이 네 번이나 출연 거절한 이유?"

이승미 기자 2022. 5. 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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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가 히트작 '오징어게임'의 스타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으로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헌트'.

하지만 한국 관객에게 '헌트'는 한국 영화계 최고의 스타인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무려 23년 만에 함께 한 영화로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오징어게임'의 성공 이후 칸에서 연출작 공개까지 뜨거운 몸소 느끼고 있는 이정재는 "모든 것이 개인적인 성취와 기쁨이 아닌 전 세계에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알리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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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왼쪽), 이정재. 사진제공 | 메가박스중앙플레스엠
글로벌 메가 히트작 ‘오징어게임’의 스타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으로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헌트’. 하지만 한국 관객에게 ‘헌트’는 한국 영화계 최고의 스타인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무려 23년 만에 함께 한 영화로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서로를 스파이로 의심하게 되는 두 안기부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한창인 20일(한국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첫 공개됐다. 자리에 참석한 이정재와 정우성은 감격스런 첫 상영을 마치고 관객들을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을 받으며 뜨겁게 포옹했다.

이틀 후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난 두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와 여유가 가득했다. 칸 현지에서 직접 느낀 ‘헌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의 성공 이후 칸에서 연출작 공개까지 뜨거운 몸소 느끼고 있는 이정재는 “모든 것이 개인적인 성취와 기쁨이 아닌 전 세계에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알리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정우성은 “친구를 잘 둬서 내가 호강하고 있다. 역시 친구를 잘 둬야 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정재 “정우성을 가장 멋지게 찍은 영화가 되기를”

‘헌트’를 제작하고 연출하는 동안에 “막연히 칸 영화제의 초청을 기대”했던 이정재의 “작은 꿈”이 현실이 됐다. 2010년 경쟁부문에 초청된 주연작 ‘하녀’(임상수 감독)로 칸을 방문했었지만 ‘연출자’라는 타이틀로 다시 칸을 찾은 기분은 “표현하기 힘들 만큼” 묘했다.

이정재. 사진제공 | 메가박스중앙플레스엠
“‘하녀’ 때는 칸에서 주연상을 받은 적이 있는 전도연 배우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됐어요. 저도 주연배우로서 칸에 갔지만 저 역시 전도연 배우를 향해 박수를 치고 응원하는 역할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이게 오롯이 제게 쏟아진 박수와 관심이 신기하고 얼떨떨해요.”

오랜 친구이자 영화적 동반자인 정우성과 함께 해 더욱 의미가 컸다. “네 번이나 출연을 고사하다가 어렵게 출연을 결정해준 정우성”을 위한 영화가 되기를 바랐다.

“우성 씨의 가장 멋진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정우성은 이정재가 가장 잘 찍는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죠. 스태프들에게도 ‘우성 씨가 최고로 멋있어야 한다’고 얼마나 강조했는지 몰라요. 대사부터 행동, 표현까지 우성 씨를 가장 멋있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계획했죠.”

첫 연출작이기에 지금까지 함께 작업했던 감독님들에게 끊임없이 연출에 대해 질문했다. 본인이 연출하기로 결심하기 전 프로듀서로서 ‘헌트’의 연출을 제안했던 ‘관상’ 한재림부터 최동훈(‘암살’ ‘도둑들’), 장재현(‘사바하’), 김성수(‘태양은 없다’) 등 감독들의 조언이 피와 살이 됐다.

자신의 첫 연출작을 지원사격해주기 위해 바쁜 스케줄을 쪼개 기꺼이 우정출연해준 주지훈, 황정민, 이성민, 정만식 등 동료 배우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우성(왼쪽), 이정재. 사진제공 | 메가박스중앙플레스엠
“특히 김남길 씨는 촬영 이후 음성녹음 파일이 필요하다는 말에 본인 촬영장에서 따로 직접 녹음에서 보내주기도 했어요.”

최근 몇 년간 자신에게 쏠리는 글로벌한 성과에 들뜨지 않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너무 늦게 해외 관심을 받게 된 게 아니냐”고 하지만 “오히려 모든 한국 아티스트를 위한 시작”이라고 믿는다.

“조금 더 어렸을 때 이런 상황을 만나게 됐다면 물론 지금과는 달랐겠죠. 하지만 지금의 저는 나이도 있고 경험도 많이 쌓였으니까요. 인기 보다 중요한건 기회라고 생각해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의 기회를 발판삼아 한국 배우들과 영상 콘텐츠가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칸(프랑스) |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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