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검사체계 구축"

허남설 기자 2022. 5. 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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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96~1997년 아프리카 콩고의 원숭이두창 환자의 손. 로이터·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22일 유럽·북미에서 다수 발생한 ‘원숭이두창’ 전염에 대비해 검사체계를 갖췄으며, 아직 국내 감염 사례는 없었으나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이날 “최근 유럽과 북미에서 이례적으로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발생에 대비해 검사체계를 구축했다”며 “유행 원인에 대한 정보가 없으며, 최근 해외여행이 증가했고, 원숭이두창의 잠복기가 비교적 길기 때문에 국내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 사이에 전파되는 질병)으로, 발열이나 두통, 얼굴 등의 발진, 수포, 농포 등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피부와 호흡기, 점막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다. 질병청은 “전염성과 중증도가 낮다”며 “2~4주간 증상이 지속되다가 대부분 자연회복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치명률은 3~6%로 결코 낮지 않다. 잠복기는 6~13일, 최장 21일이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을 검출할 수 있는 시약과 검사법을 보유하고 있다. 별도 원숭이두창 백신은 없고 두창 백신 3502만명분을 비축 중이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에 대한 효과평가 등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해외 원숭이두창 발생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 질병을 ‘관리대상 해외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2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이 아닌 여러 국가에서 발생했다”고 전하면서 확진자는 92명, 의심자는 28명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인 국가로는 카메룬, 콩고, 가봉, 가나,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남수단 등이 있다. 최근 원숭이두창 감염자들은 이들 국가로의 여행 등 연결고리가 확실하지 않고, 비풍토병인 국가의 특정 지역에서 여러명이 발견되는 상황이다. WHO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질병청은 존스홉킨스 등 자료를 바탕으로 79명이 확진됐으며 64명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30명, 영국 20명, 포르투갈 14명, 이탈리아·벨기에 각 3명, 캐나다·호주 각 2명, 스웨덴·미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 각 1명 등이다. 중동에서도 처음으로 공식 보고됐다. 21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날 30대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나타낸 그래픽.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https://www.who.int/emergencies/disease-outbreak-news/item/2022-DON385)


질병청은 “나이지리아 등 원숭이두창 풍토병 지역으로부터 유입된 게 아닌 주요 도시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통한 밀접한 신체접촉으로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발생이 보고되고 있어 해당 국가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WHO는 “질병 때문에 특정 집단에 낙인을 찍는 것을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며 “치료를 받지 못하고 전염을 감지할 수 없게 하므로 유행 종식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관련 WHO 리포트| Multi-country monkeypox outbreak in non-endemic countries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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