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핑크단발, 이유있는 공감..김희선이라 가능했던 'N번째 재발견'[SPO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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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해야할 이야기에 다름아닌 김희선이 있었다.
붉은 눈화장과 핑크 머리는 찰떡처럼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도 김희선의 그려낼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했다.
김희선의 구련은 좀처럼 냉정을 잃지 않지만, 위기에 빠진 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스스로를 내던졌다.
드라마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와 위로·공감의 힘은 김희선이 기꺼이 '내일'이란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과거와 현재, 드라마와 액션,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땀흘린 이유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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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누군가는 해야할 이야기에 다름아닌 김희선이 있었다. 김희선의 저력은 이번에도 통했다.
MBC 금토드라마 ‘내일’(극본 박란, 박자경, 김유진, 연출 김태윤, 성치욱, 제작 슈퍼문픽쳐스, 스튜디오N)이 21일 16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일'은 사람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사자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저승사자 이야기란 색다른 설정을 내세웠다. 스스로 내일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일어나게 하는 검은 옷의 사자들, 그 중심에 김희선이 있었다.
김희선은 '위기관리팀장' 구련 역을 맡았다. 지옥에서 온 여자로 불리는 그녀는 늘 붉은 눈화장에 핑크 머리를 하고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필사적으로 찾았다. 독보적인 패션 아이콘으로서, 수많은 유행 아이템을 낳기도 했던 김희선의 처음 보는 변신이었다. 붉은 눈화장과 핑크 머리는 찰떡처럼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도 김희선의 그려낼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했다.
과감한 외적 변신은 '내일'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그렇게 생긴 화제성이 변신의 이유는 아니었다. 420년 전 끊어졌어도 끊어낼 수 없었던 이승의 연이 눈에 바른 붉은색 연지에 담겨 있었다. 동시에 과거의 단아한 쪽진 머리와 180도 다른 현재를 담아내기 위해 파격적인 핑크색의 커트머리로 위기의 순간을 누볐다. 웹툰과의 싱크로율이야 두말할 것 없다. 드라마와 캐릭터의 완성도를 위한 이유있는 파격의 변신이었던 셈이다.
김희선의 존재감은 드라마가 거듭될수록 더 분명해졌다. 사람들의 자살로 저승마저 위태로워진 시대, '내일'이 주목한 현실의 위기들은 하나하나 공감을 불렀다. 시간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은 학교폭력, 취업난 속에 희망을 잃어가는 장기 공시생, 마른 몸을 찬양하는 사회적 시선 속에 고통받는 거식증 환자 등. 김희선의 구련은 좀처럼 냉정을 잃지 않지만, 위기에 빠진 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스스로를 내던졌다. 때로는 그들을 위로하고, 때로는 달래며, 때로는 엄하게 꾸짖어 스스로를 구원하게 되는 과정은 뭉클한 감동을 남겼다.
한국전쟁 국가유공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잊어선 안될 이들을 조명한 것도 '내일'의 공이다. 김희선 또한 '환향녀'라 불리며 비난받다 한 많은 생을 마감한 여인의 삶을 절절하게 그리며 구련의 과거 서사를 완성했다. 드라마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와 위로·공감의 힘은 김희선이 기꺼이 '내일'이란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과거와 현재, 드라마와 액션,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땀흘린 이유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럼 깊은 공감과 사명감이 때로는 통쾌하고 때로는 가슴아팠던, 진성성 실린 연기의 바탕이었던 셈이다.
시청률만은 아쉬웠지만, "23번째 전성기"라는 수식어가 나올 만큼 매 작품마다 새롭게 도전하는 김희선의 활약만큼은 아쉽지 않았다. 작품을 향한 시청자들의 따뜻한 공감과 응원도 이어진다. '내일' 이후에도 김희선은 24번째 25번째… 계속해 재발견되고 계속해 변화해나갈 게 분명하다. 그녀의 또다른 변신을 기대하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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