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방한 마지막날까지 서울 곳곳서 집회..'대진연' 기습 시위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 곳곳에선 한미동맹 강화와 반대를 각각 촉구하는 집회가 사흘째 이어졌다.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이날 오전 10시쯤 바이든 대통령이 머문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 환영 집회를 열였다. 단원 4명은 미리 설치한 ‘Strengthening the ROK-U.S. Alliance’(한미 동맹 강화) ‘THANK YOU for your service and sacrificed’(당신 국가의 서비스와 희생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적힌 영문 현수막 앞에서 성조기를 흔들었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북한이 최근 핵 선제 사용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이 강력한 대북 억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소원해진 한·미 관계의 복원과 한·미동맹 강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미동맹에 반대하는 대학생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이날 오전 11시20분쯤 용산구 미군기지 인근 도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진연은 “일본은 일제강점기 시절 저지른 만행에 대해 사과는커녕 뻔뻔하게 배보상했다고 얘기한다. 한·미·일 삼각동맹 강요하는 바이든 방한 반대한다”며 “미국산 무기 구입에 쓸 예산을 우리 국민과 노동자, 대학생에게 돌려달라”고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대진연 회원 10여명은 시위 시작 약 40분 전부터 시위가 끝날 때까지 경찰과 대치했다. 대진연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군기지 내 드래곤힐 호텔로 향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은 한강중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대진연 회원들을 둘러싸고 보행을 차단했다. 이들은 집회·시위 신고를 하지 않고 기자회견 명목으로 3일째 시위를 했다.
민중민주당 회원 40여명은 오후 2시쯤 종로구 미 대사관 인근 도보에서 ‘미 대통령 방한 규탄 및 주한미군 철군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상훈 민중민주당 대표는 전날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안정에 반하는 행위에 직면할 경우 필요시 미군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한 데 대해 “미 핵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배되면 핵전쟁이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전날에도 서울에는 한미동맹 관련 집회 10건이 신고됐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 70여명은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 모여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미국이 추진하는 역내 경제협력 구상),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참여 반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철수 등을 요구했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녹색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도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반대, 미군 측의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 등을 요구했다.
보수단체인 서울시재향군인회와 고교연합 등 회원 700여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동작구 국립현충원 일대에서 방한 환영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바이든 대통령을 국빈 최고등급 경호 대상으로 정하고 돌발사태에 대비해 방한 3일간 서울·경기에 2만명 이상의 경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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