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고 문지르는 足足 불편없이 발 편해져요 [밀착취재]

이재문 2022. 5. 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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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3가 허름한 건물의 비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맞춤구두와 등산화 제작을 86년간 가업으로 잇고 있는 수제화 전문점 '송림수제화'가 있다.

"제대로 된 구두는 손맛이 있어야 돼.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신발, 고객마다 다른 신발을 맞춰 주는 곳을 만들어야 돼." 기계로 찍어내는 국내 유명 브랜드 기성화와 수입 명품 구두가 쏟아지고 있지만 송림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건 아버지의 신념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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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하나뿐인 신발 만드는 '송림수제화'
임승용씨가 작업장에서 목형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 을지로3가 허름한 건물의 비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맞춤구두와 등산화 제작을 86년간 가업으로 잇고 있는 수제화 전문점 ‘송림수제화’가 있다. 거기서 한 층을 더 오르면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7명의 수제구두 장인들의 작업공간이 보인다. 한쪽 벽면씩 차지하고 앉은 장인들은 가죽을 재단하고, 밑창을 붙이고, 구멍을 뚫고, 망치로 두드려 하루 10켤레 안쪽으로 남녀 구두와 등산화 등을 만들고 있다.
송림수제화 3대 사장 임명형 사장과 아들 임승용씨가 송림수제화의 대표 등산화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30년 이상 근무한 장인이 망치를 두드리고 있다.
임명형 사장이 송림수제화 매장에서 족형 작업을 하고 있다.
임명형 사장이 송림수제화 매장에서 발의 기장, 볼, 치수, 형태 관찰 작업을 하고 있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임명형 사장은 고객의 발 모양을 일일이 확인하고 석고로 본을 뜬다. “발바닥부터 발가락 모양, 발등 높이까지 정확하게 재야 편한 신발을 만들 수 있다.” “기술을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나서부터 고객들의 발 형태를 유심히 관찰했다. 지금은 문 열고 들어서는 손님 발 모양만 봐도 단박에 건강 상태까지 알 수 있다.”
송림수제화 직원이 재단 작업을 하고 있다.
송림수제화 직원이 재단 작업을 하고 있다.
송림수제화 직원이 재단 작업을 하고 있다.
송림수제화 직원이 재봉 작업을 하고 있다.
송림수제화 직원이 재봉 작업을 하고 있다.
송림수제화는 1936년 판잣집에서 시작했다. 외삼촌인 창업자 고 이귀석 사장에 이어 53년간 송림제화를 지켜 온 고 임효성 사장의 단골 중엔 김영삼 전 대통령, 조순 전 서울시장, 명진 스님 등 유명인사가 많았다. 산악인 허영호씨는 에베레스트에 오르거나 남·북극과 베링해협을 횡단할 때마다 송림수제화에 들렀다.
임승용씨가 완성된 목형에 갑피를 맞추는 성형 작업을 하고 있다.
임승용씨가 갑피를 목형에 감싼 뒤에 창 봉합 작업을 하고 있다.
임승용씨가 갑피를 목형에 감싼 뒤에 창 봉합 작업을 하고 있다.
“제대로 된 구두는 손맛이 있어야 돼.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신발, 고객마다 다른 신발을 맞춰 주는 곳을 만들어야 돼.” 기계로 찍어내는 국내 유명 브랜드 기성화와 수입 명품 구두가 쏟아지고 있지만 송림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건 아버지의 신념 때문인 것 같다.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신발을 만들기 위해선 1000여가지 공정을 거쳐야 한다. 크게는 발의 기장·볼·치수·형태 관찰→족형→석고→목형→패턴→재단→재봉→갑피 완성→완성된 목형에 갑피를 맞추는 성형→갑피를 목형에 감싼 뒤 창 봉합→최종 점검을 거쳐 손님에게 인도된다.
한 직원이 등산화 창을 다듬고 있다.
한 직원이 고객 발에 맞춘 깔창을 재단하고 있다.
창 봉합 작업에 앞서 접착제를 바르고 있다.
송림은 1997년 이후 신발을 맞춘 손님의 데이터를 모두 보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발이 편한 신발을 만든다. 틀에 맞춘 기성화에 발을 끼워 넣는 보통 구두 가게와는 다르다. 그래서 한번 이곳을 들른 사람은 평생 단골이 된다.
작업장 한편에 세월이 느껴지는 도구들이 걸려 있다.
한 직원이 작업 내용이 담긴 주문서를 확인하고 있다.
송림수제화 작업장에 목형 작업에 쓰일 발 모형이 걸려 있다.
임 사장의 바람은 송림수제화의 간판을 100년 넘게 유지하는 것이다. “예전 1960∼1970년대에는 이 골목이 다 제화점이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86년간 가업을 이어왔다. 다행히 아들 승용이가 가업을 잇겠다고 해 정말 다행이다. 지금 상태로는 100년이 아니라 150년도 가능할 것 같다. 송림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며 웃음을 보인다.

글·사진=이재문기자 m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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