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경작물에 독성 일으키는 녹조..발생 원리 파악 위해 미생물 원인종 분석한다

강한들 기자 2022. 5. 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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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청호 상류 수역인 충북 옥천군 추소리 일대의 물이 2019년 8월 녹색을 띠고 있다. 장맛비에 질소·인 같은 영양염류가 유입되고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녹조를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가 크게 증식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녹조가 발생한 호숫물을 분석해보니 특정 남조류(광합성을 하는 미생물로 녹조를 발생시키는 주 원인)가 많고, 남조류와 공존하면서 항생물질을 만드는 방선균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충북 청주 대청호에서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마이크로바이옴’ 방식으로 분석해 원인종의 비율 변화를 파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는 2020년 2월 시작돼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은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미생물 유전자를 증폭, 기존의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와 가장 유사한 생물을 찾는 방법이다.

대청호에서 녹조 발생 전인 2020년 7월과 녹조 대발생 이후인 8월·10월을 비교한 결과, 8월 녹조 발생의 주요 원인 미생물인 돌리코스퍼뮴이 전체 미생물의 23.3%를 차지하고, 10월에는 마이크로시스티스가 39.3%를 차지했다. 돌리코스퍼뮴,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남조류의 한 종류이다.

특히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최근 환경단체에서 녹조 발생으로 인해 주위 경작물의 독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낙동강, 금강 주변 노지에서 재배한 쌀, 배추, 무 등에서 발암물질이고 남성 정자 수를 감소시키며 여성 난소에 악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녹조가 발생한 대청호의 남조류 미생물은 발생하기 전인 7월과 비교해 4배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세균의 성장을 저해하는 항생물질을 만드는 방선균은 20% 이하로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남조류 주변에 방선균이 적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남조류와 방선균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녹조의 발생 원리를 연구할 계획이다.

김창무 국립생물자원관 미생물자원과장은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자연환경 보전 관리를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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