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장부터 MZ세대..'공감하는 AI'로 가는 KT

이대호 2022. 5. 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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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 미디어 오픈
탄력적 연구과제 운용에 "자부심 느껴" 반응도
배순민 소장 "단순 똑똑함보다 상대방 이해하는 AI로"
초거대 AI 규모 경쟁 멈추고 경량화 모델서 질 높여야
데이터 공유 상황 볼 수 있는 인프라 정책 요청도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이 지난 19일 서울시 우면동 KT우면연구센터에 마련한 타운홀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KT(030200)가 융합기술원 내 신설한 AI2XL 연구소의 문을 열었다. 지난 19일 서울시 우면동 KT우면연구센터를 공개해 미디어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AI2XL 연구소장은 올해 초 최연소 KT 임원 인사로 눈길을 끌었던 배순민(41) 상무다. 카이스트(KAIST)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미국 매사추세추공대(MIT)에서 석·박사 과정을 지낸 뒤 삼성테크윈과 네이버에서 AI 연구를 거쳐 KT에 몸담았다.

이날 미디어 인터뷰에 배 소장부터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생) 연구진이 나섰다. 연구원에게 다른 회사를 마다하고 왜 KT에서 연구 중인지 묻자, 김정출 AICC 언어응용개발 프로젝트 전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연구소가 리모델링도 하고 젊은 연구진 대상으로 탄력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과제를 배정해주면서 타 기업에서 이런 일들이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연구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실제 상용화를 진행하면서 값진 경험들이 프라이드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똑똑함 그 이상…낄끼빠빠 가능한 AI로

배 소장은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AI 기술 외에도 감성적인 문과, 예체능 이런 다양한 것들이 합쳐져서 AI의 차원이 한 단계 더 올라간다고 생각한다”며 “이성적인 AI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AI, 공감하는 AI 그리고 UX(사용자환경)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 결과물로는 콜센터로 부르는 인공지능컨택센터(AICC)와 기가지니, AI로봇,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등을 꼽았다. AI 기반 메타버스 ‘지니버스’도 준비 중이다. 배 소장은 “KT가 ESG(사회·환경·지배구조) 측면을 많이 강조하기 때문에 소외계층에도 기술을 통해 혜택을 드리고 싶다”면서 “더 많은 KT의 기술을 사용하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향후 방향성을 언급했다.

중장기적 목표는 ‘공감하는 AI’다. 신조어인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의 줄임말)’를 예로 들었다. 배 소장은 “데이터셋을 모을 때나 산학협력을 할 때도 단순히 똑똑하게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고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도 구분할 수 있는 공감하는 AI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왼쪽)부터 MZ세대 연구원들이 타운홀 인터뷰에 배석한 모습 (사진=KT)


◇초거대 AI, 이제 경량화가 중요


앞서 KT는 2000만 파라미터(매개변수)의 초거대 AI 구축을 목표한 바 있다. 초거대 AI로 주목받은 GPT-3의 매개변수 1750만개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 매개변수는 인간 뇌 신경전달물질인 시냅스에 비유할 수 있다. 현재 규모의 경쟁이 벌어져, 이 매개변수가 조 단위로 넘어갔다.

배 소장은 KT 연구 현황을 묻자 “데이터를 많이 넣어서 큰 모델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중요하고 계속하겠지만, 결국에 이걸 얼마나 작게 서빙(서비스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느냐, 경량화가 아주 중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이런 숫자에 대해서 싸움은 조만간 멈춰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의미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분명히 짚었다.

이 같은 발언은 실제 고객 서비스에 적용하려면 컴퓨팅파워를 고려해 수백만 단위 매개변수 수준으로 경량화가 필수적인 까닭이다. 배 소장은 “올해 초부터는 작으면서도 라지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낸다는 논문이 나오고 있다”며 변화 추세를 알렸다.

김정출 AICC 언어응용개발 프로젝트 전임연구원이 미디어 대상으로 AI 솔루션을 설명하는 모습. 김 연구원은 “연구소가 리모델링도 하고 젊은 연구진 대상으로 탄력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과제를 배정해주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KT)


◇AI데이터 체계적 관리 정부정책 필요


배 소장은 앞으로 필요한 AI 정책에 대해 “학교들도 그렇고 데이터나 인프라가 많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더 많이 오픈을 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쉽게 말해 어떤 데이터가 얼마나 인기를 끌고 어떻게 쓰이는지, 민간에 공유되는 데이터가 어떤 것인지 등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 공유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 소장은 “누군가는 이런 데이터를 쓰는구나, 품질이 좋은 데이터구나 등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걸 학교나 기업에 맡길 수도 없고 국가적으로 이런 것들이 가능한 데이터랑 인프라를 제공하고 규제는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배 소장은 “지금 AI 인력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교육 시스템이 AI 인재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완전히 어긋났다”며 “지금이라고 빨리 준비해 훌륭한 AI 인력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시급한 상황을 전했다.

이대호 (ldhd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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