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구 수성'인데 주인 없는 펜트하우스.. "갭투기 세력 빠진 듯"

신유진 기자 2022. 5. 22.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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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미분양에 미입주까지 (1) - 대구의 강남' 수성도 무너졌다

[편집자주]수년간 유동성 파티를 벌이던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느껴진다. 미분양의 공포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단지마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말 16만5599가구다. 현재 미분양 가구 수는 당시의 16.9% 수준이다. 최근 몇 년 새 분양경기 호황으로 높아진 분양가가 거품이라는 지적과 함께 지나친 공급 폭탄,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려 미분양을 증가시키고 있다.

지난 13일 대구광역시 수성구 파동에 위치한 '더펜트하우스 수성' 진입로 앞에서 찍은 모습. /사진=신유진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르포] '대구 수성'인데 주인 없는 펜트하우스… "갭투기 세력 빠진 듯"
(2) [르포] 검단 상가엔 중국인 노동자만… '인천의 강남' 송도도 미분양


높은 교육열과 집값 때문에 대구의 대표 부촌으로 손꼽히는 '대구의 강남' 수성구가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계적으로 봐도 미분양 수가 증가 추세고 심지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마저 속출했다.

지난 5월 13일 동대구역에서 자동차로 20분 만에 도착한 수성구 파동 '더펜트하우스 수성'은 1년 반 전인 2020년 10월 준공(입주)이 이뤄졌다. 당시 분양가는 6억3200만~6억9950만원. 현재까지 실거래 신고 내역이 없지만 네이버부동산이 공개한 '확인매물'(집주인의 거래 의사 확인 후 등록) 자료에 따르면 140㎡(이하 전용면적) 시세가 7억8000만~8억50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 대비 1억~2억원 안팎 올랐다.

지난 13일 더펜트하우스 수성 옆에서 본 모습. 비가 온 탓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사진=신유진 기자

단지는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도심형 타운하우스로 줄지어 있는 단독주택들은 고급빌라 느낌이 들었다. 분양 때부터 '배산임수형'을 강조했던 터라 수성못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단지와 이어져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다만 가파른 언덕에 집이 있어 자차가 없다면 펜트하우스로 진입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것 같아 교통편은 불편해 보였다.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아직 준공 전이지만 역시 미분양된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이 있다. 2024년 3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분양해 전체 394가구 가운데 올 3월 기준 ▲59㎡(58가구·이하 미분양 수) ▲84㎡A(22가구) ▲84㎡B(127가구) ▲84㎡C(60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다. 공사장 앞에는 '생존권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무시하는 우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은 2024년 3월 준공 완료 예정이다. 현재 공사중으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좌)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 공사 현장 맞은편 빌라 앞에 '생존권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무시하는 우방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적혀있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우) /사진=신유진 기자



대구, 1년 새 미분양 43배 폭증



지난 13일 방문한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수성골드클래스더센텀' 아파트 정문에서 찍은 모습. /사진=신유진 기자

대구시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31일 기준 수성구는 준공 후 미분양 단지만 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준공돼 입주 4년이 지난 '지산아이위시 네이처'는 40가구 이하 소규모 단지임에도 일부 물량이 주인을 못 찾았다. 이어 더펜트하우스 수성(143가구)과 지난해 12월 준공한 '수성 골드클래스 더센텀'(588가구)도 현재까지 미입주 상태다.

수성 골드클래스 더센텀은 미분양 가구 수가 84㎡ 3가구, 112㎡ 1가구로 지난 2월에 이어 줄지 않았다. 지산아이위시 네이처와 더펜트하우스 수성은 건설업체가 미분양 가구 수를 비공개 요청했다. 수성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에 기존 물량이 빠지지 않고 있고 신규 분양 단지도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그는 "요즘은 급매매·급전세 물량도 많이 나와 세입자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인구 지난해 대비 1% 감소, 물량은 2배 증가


대구 전체로 확대해 보면 미분양 단지 수는 ▲중구 8곳 ▲동구 9곳(이하 준공 후 1곳) ▲남구 3곳(1곳) ▲북구 3곳(2곳) ▲수성구 7곳(3곳) ▲달서구 7곳 ▲달성군(1곳) 등이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준공 후 미분양은 말그대로 심각한 사업장으로 인식된다. 국내 아파트 분양사업 대부분이 선분양 시스템인 상황에 입주가 먼저 진행된 후 주변 상권과 교육 인프라가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준공 후 미분양은 인프라 발전을 저해하고 그 피해를 시공사와 입주자가 고스란히 떠안는다.

2000년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시행사들이 할인분양에 나서는가 하면 기존 입주자와 할인분양 입주자가 몸싸움을 벌이고 시공사에 환불 요구나 법적 소송은 물론 한 입주자가 분신한 사건은 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후 남구로 이동했다. 남구 대명동에 '나나바루아' 아파트는 준공 후 미분양 단지다. 해당 아파트는 올 2월 16일 준공이 완료됐고 60가구 모집에 5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나나바루아는 대로변에 자리 잡아 편의점, 카페, 식당 등 편의시설을 누리기에는 좋아 보였고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어 역까지 도보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올들어 전국 미분양 아파트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대구의 경우 미분양 주택 수가 6572가구를 기록, 지난해 3월(153가구) 대비 42.9배 폭증했다. 이 같은 대구의 미분양 폭증 원인에 대해선 인구 대비 공급 물량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구 남구에 준공된 나나바루아 아파트 전경.(좌) 나나바루아 아파트 1층에 상가와 아파트 잔여세대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우) /사진=신유진 기자

통계청에서 발표한 대구 인구현황에 따르면 올 4월 대구 총 인구 수는 237만8573명으로 전년동기(240만62965명)대비 2만7723명(1.15%) 감소했다. 대구 수성구는 올 4월 인구 수가 41만5694명으로 지난해(42만1840명)보다 6146명(1.46%)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한해 대구에서 공급될 예정인 아파트는 2만5000여가구로 평년 수준인 1만2000가구의 두 배를 넘는다. 현장에선 이미 올해 미분양 아파트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수성구의 경우 학군이 매우 좋은 지역임을 고려할 때 자녀 교육을 위해 입성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가 다시 학군 수요가 감소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유로는 "부동산 호황기에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매매가와 전세금 차액만 매수하는 갭투기 세력들이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어 이로 인해 충격이 생긴 것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분양가는 높아졌는데 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 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현실적으로 대출 규제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며 "주택 매수심리가 많이 꺾인 상태인 데다 대구는 지난해부터 공급이 많아서 심지어 1군 브랜드 단지마저 미분양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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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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