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록과의 만남 [N초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K팝 아이돌들이 록과 만났다. 최근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곡을 타이틀로 삼아 음악적 시도를 보여주고 있는 아이돌이 늘어난 것이다. 이를 통해 K팝 아이돌은 음악적 변신은 물론, 대중적인 반응도 이끌어내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여자)아이들은 록 요소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성공적인 활동을 보였다. 1년이 넘는 긴 공백기를 거쳐, 지난 3월 발표한 타이틀곡 '톰보이'는 거친 록 기타 사운드와 중독성 있는 훅, 당당한 애티튜드를 그래도 담은 직설적인 가사의 곡으로 (여자)아이들의 얘기를 그대로 담았다. 팀 프로듀서로 활약 중인 멤버 전소연은 지난해 솔로 앨범 '삠삠'에서 록 사운드를 보여준 데 이어 팀 음악까지 록의 요소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록 기타 사운드뿐만 아니라 록 특유의 반항적이고 당당한 콘셉트도 그대로 사용하며 '록'의 모습을 보여줬다.
도전적이기도 한 '톰보이'는 성공적인 성과를 쌓았다.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차트 1위를 달성했다. 멜론 월간 차트에서 3월에는 5위, 4월에는 2위를 기록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미연은 지난달 첫 솔로 앨범 기자간담회에서 '톰보이'의 흥행에 대해 "20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얘기들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록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는 팀이다. 전작 '제로 바이 원 러브송'과 '루저 러버'에 이어 '굿 보이 곤 배드'까지 연속으로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곡을 타이틀로 선정한 것. '굿 바이 곤 배드'는 록 사운드가 가미된 하드코어 힙합 장르의 곡으로, 첫 이별을 겪은 후 분노와 상실의 감정에 휩싸이며 '흑화'한 모습을 담았다. 강렬해진 변신은 팬층을 다잡는 데 성공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앨범 발매 첫 주에 124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단숨에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멤버 태현은 지난 9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록 사운드의 매력에 대해 "지난번에도 이모코어 록 장르였고, 이번엔 록 사운드를 가미한 하드코어 힙합 장르인데, 멤버들과 록 사운드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저도 요즘 너바나 노래를 다시 듣는데, 록은 잊힐 법하지만 잊히지 않는 매력을 가진 장르라 생각하고, 가슴을 울리는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매 앨범을 프로듀싱해오며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 우즈(조승연)는 이번에 록 장르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 4일 새 앨범 '컬러풀 트라우마'를 발표하고, 하드 록, 얼터너티브 록, 팝 펑크 등의 곡을 담았다. 우즈는 쇼케이스 자리에서 록 장르를 선보인 이유에 대해 "밴드 사운드를 좋아했고, 공연을 하며 세션에 매력을 느꼈다"라며 "최근 에이브릴 라빈, YB, 체리필터 음악에 매료돼 영감을 많이 받았다"라고 전했다.
마마무 문별도 지난달 싱글 'C.I.T.T'를 통해 펑크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을 선사했다. (여자)아이들 전소연의 '삠삠'에 이어 미연도 4월 첫 솔로 타이틀곡 '드라이브'로 록 장르의 곡을 선보였다. 최예나도 지난해 팝 록 사운드를 활용한 곡 '스마일리'로 차트에서 롱런한 바 있다.
이처럼 2020년대 들어서 록 장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팝에서는 신예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록 사운드로 미국 음악계를 휩쓸었고, 이 같은 흐름에 K팝에서도 록의 요소를 활용한 새로운 음악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에 따르면 팬데믹 시기에 SNS를 하면서 답답하고 우울한 감정이 심해지는데, 이에 자신을 표현하고 우울한 감정을 표출하고, 과감한 패션을 선보일 수 있는 장르가 바로 록이라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지난해부터 이런 흐름이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 본격적으로 '리바이벌'(재유행) 되어 음악 신의 유행처럼 자리 잡으면서 전반적으로도 이런 시도와 정서가 통용되고 있다"라며 "2020년대에 들어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의 록인 얼터너티브, 팝 펑크, 이모코어 등이 어떻게 쓰일지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곡이) 잘 나오고 있는 분위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히 기타를 치고 드럼을 치는 게 아니라 저항하고 반항하는, 굉장히 우울한 감성을 가져오는 것이 록의 정서인데 지금 젊은 세대는 이러한 요소에 가죽 재킷을 입는 것이 힙하다고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K팝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록 사운드가 더 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K팝도 이러한 록의 정신을 반영하면 국내 Z세대뿐만 아니라 해외 Z세대에도 어필할 요소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K팝 역시 계속해서 록의 요소를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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