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정재 "4년간 '헌트' 제작..시나리오 쓸 땐 윗배 붓고 아팠죠"(종합) [Oh! 칸인터뷰③]

김보라 2022. 5. 2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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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칸에 감독으로 와서 어떠냐고요? 기분 너무 좋죠.(웃음)”

배우 이정재(51)가 21일(현지 시간) 칸 테라스 드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껏 살면서 박수를 받아봤자 길어야 10초?(웃음) 정도였는데 여기서는 너무 길게 쳐주시고, 끊겼다가도 다시 쳐주시니까 너무 좋았다. 태어나서 이렇게 오래 박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웃으며 가볍게 인사말을 건넸다.

그가 연출한 첫 영화 ‘헌트’(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처스)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이정재가 지난 2017년 ‘대립군’(감독 정윤철)을 마치고 나서 ‘남산’(초안)이라는 제목의 초안을 보고 마음을 빼앗겨 시나리오로 본격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이날 그는 “제가 영화 ‘관상’(2013)을 끝내고 나서 ‘인천상륙작전’(2016)을 할 때 한재림 감독님이 ‘스파이 영화를 좋아하냐?’고 물으시더라. 그때 처음 ‘남산’의 시나리오를 알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재림 감독님이 그 영화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다. 본인이 직접 쓰신 건 아니고. (원안)감독의 의견을 반영해 쓰고 있다고 하셨다. 제가 판권을 구매한 것은 ‘대립군’(2017)을 할 때다. (한재림 감독 하차 이후) 꽤 시간이 흐른 후였다”고 회상했다.

영화 ‘남산’(가제)은 정지우 감독이 손을 뗀 후, 한재림 감독이 새롭게 맡으려고 했으나 두 감독 모두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도달하지 못 해 하차했던 바. 이후 이정재가 ‘남산’을 접하고 마음을 빼앗겨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난항은 있었다. 그간 배우로서 수많은 대본과 각본을 받아 봤지만, 막상 작가로서 시나리오를 쓰려니 초반엔 쉽지 않았다는 것.

이정재는 “초반에 시나리오를 잘 쓸 수 있는 사람을 찾다가 정지우 감독님에게 의뢰를 했다. 당시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예산이 많이 들어갔다. (원안에) 충족한 작품으로 예산을 짜려면 그렇더라. 볼거리 위주로 가려고 하셨는데 본인이 여태껏 만들어 온 방향과 안 맞는 거 같다면서 감독님도 ‘저는 안 하겠다’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다른 감독님들을 찾는 과정에서 한재림 감독을 만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최종적으로 제가 (판권을) 구매햐기 직전, (한재림 감독님도 개발을 했었으니) 한 감독님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사도 되는지 물어봤다. 한 감독에게 물어보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감독님은 ‘내가 여러 방향으로 개발해봤는데 안 하겠다’고 하셨다. 근데 제가 보기엔 스파이 영화로 발전시키면 가능성이 있을 거 같아서 ‘내가 사겠다고’ 했다”고 ‘남산’의 원안을 접하고 시나리오까지 집필하게 된 과정을 털어놨다. 한 편의 영화가 제작되기까지 감독과 배우가 교체되는 경우는 종종 벌어진다.

이정재는 이로써 2017년 시나리오 ‘남산’의 최종 소유자로서 집필을 시작하게 된 것. 시나리오 작업부터 후반 작업까지 4년이 걸린 셈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완성됐다.

이에 그는 “제가 ‘대립군’ 때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 인터뷰를 하면 기자님들이 ‘왜 이걸 샀나? 왜 이걸 썼나’라는 질문을 받을 걸 예상하니 그때부터 긴장되고 머리가 아팠다. 저는 긴장하면 윗배가 붓고 아프다. 결국엔 ‘나는 왜 이걸 써야 하나’ 싶더라.(웃음) 그래서 제가 써야 할 주제를 찾기 시작했다. 사실 초고는 제가 원하던 주제와 맞지 않았다. 초반에는 박평호와 김정도의 관계도 완성본 같지 않았다. 각자의 명분을 만들고 주제를 잡았다.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 ‘그러면 내가 관객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가?’까지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처스)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75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공식 상영을 마쳤다.

“포토월에 섰을 때는 시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긴장했다. 대다수의 사진기자가 외국사람이고 낯설어서 떨리더라. 그나마 정우성이 같이 있으니까 긴장감이 덜 했던 거 같다.(웃음)”

이날 이정재는 ‘레드카펫 계단에 올라가서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과 무슨 말을 나눴냐’고 묻자, “‘관객들이 영화를 즐기는 거 같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 답했다. 티에리 프리모 위원장은 레드카펫 촬영시 모든 배우들 및 감독들을 반기며 기념촬영을 진행한다.

이정재는 상영 직후 기분이 어땠느냐는 물음에 “관객들이 박수를 치는데 엔딩 크레딧은 계속 올라가고 불은 안 켜지니까 제가 준비해온 멘트가 다 생각이 안 났다. 갑자기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님도 내려오시고 완전히 정신이 없었다. 준비한 멘트 첫 마디가 안 나오더라”고 말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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