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원숭이들' 이더리움 OUT?..정착없는 '메인넷 떠돌이'
'지루한 원숭이들'이 새 집을 찾는다. 18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AYC)을 만든 유가랩스(Yuga Labs)는 지금의 이더리움 메인넷(Mainnet)을 떠날 준비 중이다. 병목현상 등 네트워크 문제와 고가의 가스비(Gas fee·거래 수수료)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 '클레이튼'뿐 아니라 유명 글로벌 메인넷에서도 잡음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소개되는 메인넷은 'iOS·안드로이드' 같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개념이다. OS에 오류가 생기면 애플리케이션(앱) 작동이 어렵듯, 블록체인의 OS인 메인넷이 돌아가지 않으면 블록체인상의 앱인 '탈중앙화 분산 앱'(댑·Dapp)에도 제동이 걸린다. 블록체인상 모든 서비스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플랫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OS 개발처럼 메인넷 구축에도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수반돼, 메인넷 구축 자체가 블록체인 시장 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유가랩스의 메인넷 이전은 이미 지난 1일 언급된 바 있다. 앞서 4월30일 메타버스 서비스 '아더사이드'(Otherside) 첫 공개 당시 트랜잭션(처리) 과부하가 생겨 과한 수수료가 발생한 것이 배경이 됐다. 당시 유가랩스는 아더사이드 생태계 내 가상 토지 NFT '아더디드'(Otherdeed) 5만5000개를 발행, 2억8500만달러(약 3600억원)가량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단시간에 거래가 몰리면서 수수료가 치솟았고 투자자들은 NFT 발행에 1억7600만달러(약 2230억원) 이상의 거래 수수료를 내야 했다. 동일한 토큰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 수수료가 올라간 것이다. 이에 유가랩스는 트위터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처음으로 다른 메인넷으로의 이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현재 '플로우'와 '아발란체' 두 곳이 유가랩스에 메인넷 이전을 제안하며 적극 구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플로우 역시 지난해 시스템 다운을 겪었고 아발란체에서도 해킹 등 보안 이슈가 발견된 바 있다. '이더리움 킬러'로 불리던 솔라나도 지난 4월30일 7시간 가량 마비되는 등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시스템 불안정 탓에 댑들의 '메인넷 이사'도 잦다. 블록체인 산업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아직까지 안정된 메인넷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쓰고 있던 메인넷에서 문제가 발생해 새 메인넷으로 옮겨도 시스템 안정을 확신하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클레이튼에서 테라 메인넷으로 옮긴 프로젝트들도 최근 테라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메인넷을 찾고 있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안정된 메인넷을 원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클레이튼을 쓰다가 테라로 이전하려던 프로젝트 팀들도 관련 논의를 이어가던 도중에 다 취소되고 있다"고 업계 상황을 전했다.
이어 "테라에 있던 서비스들은 테라와 구조가 비슷한 이더리움 이전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더리움마저도 처리 속도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솔라나의 경우는 속도는 괜찮지만 시스템 자체가 워낙 자주 다운되고 보안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어 완벽하게 안정적인 메인넷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메인넷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속도나 보안성 등을 모두 충족하는 완전한 메인넷은 아직 없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산업은 계속 돌아가고 있어 그나마 높은 평가를 받는 메인넷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메인넷은 완결형 모델이 아닌 문제점이 발생할 때마다 계속 개선·보완하는 모델"이라며 "속도·보안성·안정성 등 중요한 조건들을 최대한 충족하는 메인넷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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